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뉴시스)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를 등원시키던 중, 경비원이 에어컨을 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불만을 제기한 학부모가 다른 입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아파트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서 오고 간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 “등하원 시간엔 경비원 나와 있어야죠”
대화방에서 한 입주민은 “오늘 오전에 아이 등원시키는데 여전히 경비원은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 있더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제가 어른 출퇴근보다는 아이들에게 더 신경 써달라고, 등원 시간만큼은 나와 있어 달라고 전화까지 해서 요청했는데, 오늘은 앞 건물 경비아저씨가 대신 저희 아이를 챙겨줬다”며 “덥지만 아이들을 위해 오전 시간만큼은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입주민들의 반응은 정 반대로 흘렀다. 글 내용에 동의하는 대신 날 선 지적을 쏟아냈다.
뉴스1(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경비원은 개인 집사가 아냐…같은 부모로 창피”
한 입주민은 “경비원들께 부탁할 수는 있겠지만, 해주면 감사해야 할 일이고, 안 해줘도 경비실 안 에어컨 앞에 있는 게 잘못은 아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또 다른 입주민도 “자기 자식 소중한 거 알면 직접 등하원 시키는 게 맞지 않나? (경비원은)각자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야지, (주민)개인의 희망 사항을 단톡방에 이야기하는 건 무슨 경우냐”고 핀잔했다.
또 “입장 바꿔서 본인의 부모이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겠냐”며 “본인이 잘하고 타인 비판 하길 바란다. 딸아이 키우는 같은 부모로서 역겹다”고 전했다.
게시물을 본 다른 누리꾼들도 “경비원이 당신 애까지 챙겨야 할 의무가 있냐?” “경비원은 당신의 개인 집사가 아니다” “이런걸 갑질이라고 하는거다”라고 비판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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