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영상 제작 ‘게임 체인저’ 생성형 AI
애니메이션-외화 ‘목소리 더빙의 맛’
스타 마케팅-현지화 전략 활발
몸으로 연기하며 캐릭터 몰입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의 한 장면(위쪽 사진)과 더빙 현장 모습.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배우들이 실사 촬영과 유사한 환경에서 몸으로 연기를 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인공지능(AI)으로 상당한 수준의 영상과 오디오까지 한 번에 제작할 수 있게 됐지만, 기존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업계는 애니메이션과 외화를 더빙하며 오히려 사람의 목소리 연기에 더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어느 배우가 어떻게 목소리를 연기하는지가 영화의 흥행 성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는 K팝 소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 배우들이 영어 더빙에 참여하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한국적 감성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영화에서 저승사자이자 K팝 아이돌인 ‘사자 보이스’의 ‘진우’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안효섭은 “목소리로 극을 끌고 갔다”는 호평을 받았다. 메인 악당 ‘귀마’ 목소리는 배우 이병헌의 힘 있고 낮은 목소리가 무게중심을 잡아줬다. 해외에선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프런트맨과 동일인이라는 사실이 큰 화제가 됐다.
스타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도 활발하다. 최근 ‘기생충’을 꺾고 역대 한국 영화의 북미 흥행 1위에 오른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이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병헌 진선규 이하늬 양동근 차인표 권오중 등 국내 유명 배우들로 성우진을 꾸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사투리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스페인어 더빙의 경우 아르헨티나나 콜롬비아 등에서 쓰는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빙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사전에 몸으로도 연기를 해보며 호흡을 맞추는 것도 최근 트렌드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로 주목받은 ‘이 별에 필요한’은 배우들이 콘티에 맞춰 손을 잡고, 뛰고, 옷으로 이마를 닦고, 음료수 캔을 따는 등의 연기를 실제로 함으로써 목소리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했다. 한지원 감독은 “배우들이 더 감정을 터뜨릴 수 있었고, 역동적인 목소리 연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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