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저기압’, 충청 상공서 맴맴 돌며 물폭탄 쏟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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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전까지 충청권 최대 150㎜ 더 내릴 듯

충청권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진 17일 충남 당진시 행정동에서 경기도특수대응단이 차량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2025.7.17. 뉴스1


충남권에 쏟아진 폭우는 상공에 형성된 중규모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서쪽의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발생했다. 한반도 북쪽의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습한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작은 저기압이 생겼는데, 이 저기압이 이동하지 않고 중부지방 상공에 맴돌면서 충남에 장시간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기상청은 17일 브리핑에서 “한반도 동쪽 상공의 고기압의 역할을 하는 기압계가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며 강한 압축 효과가 생겼다”며 “그 사이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강수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같은 원리의 비는 충남권 이외의 다른 지역에도 얼마든지 내릴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충남이라서 비가 많이 온 것은 아니다. 서울이든 전라도든 이 같은 기압계에 걸리면 어디든 폭우가 쏟아질 수 있는 것”이라며 “여름철 후반부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가는 시기에 이 같은 집중 호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내려진 17일 충남 당진시 행정동 일대가 역천 범람으로 침수돼 있다. 2025.7.17 (당진=뉴스1)

17일 중규모 저기압은 한반도를 빠져나가겠지만 오후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다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18일 오전까지 이어지는 비로 충청 지방에는 50~150㎜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100㎜ 내외의 비가 예보됐다.

18일 낮 비가 잠시 멈췄다가 저녁부터 19일까지 다시 비가 쏟아진다. 이때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선이 형성돼 시간당 50~80㎜의 호우가 집중될 전망이다. 전남과 경남에 100~200㎜가 예보된 가운데 전남 남해안과 부산 울산 등 일부 지역에는 300㎜ 이상의 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 충청 50~150㎜, 전북과 제주 50~100㎜ 등이 예보됐다.

20일부터는 폭염 특보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20일 이후 대체로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부터 다시 폭염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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