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려 죽이는 법 알아”…공무원 학부모, 자녀 담임에 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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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나도 공무원이라 어떻게 괴롭히면 말려 죽이는지 안다”며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폭언과 협박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 A씨는 지난 4일 몸이 아픈 학생을 조퇴하도록 했다.

당시 자녀를 데리러 온 학생의 아버지는 “아이가 혼자 내려왔다”며 언성을 높이더니 A씨를 교문으로 불러내 폭언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병가를 냈고, 닷새 뒤 업무에 복귀한 그는 모든 학부모가 볼 수 있는 학급 소통망에 “교사에 대한 폭언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그러자 학부모는 다시 학교를 찾아와 A씨에게 막말을 쏟아냈고 물건까지 집어던지며 항의했다.

당시 민원 면담실에서 A씨가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아버님께 정보를 제공해드렸다”고 하자, 학부모는 “최대한으로 한 게, 그게 한계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뭐 기본적인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란 거네”라고 막말했다.

이에 A씨가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저한테 압박감이 느껴진다. 숨이 잘 안 쉬어진다”며 면담실을 나가려고 하자, 학부모는 “나는 당신이랑 얘기하러 왔다. 당신 때문에 생긴 문제다”며 가로막았다.

그러나 A씨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가 너무 힘들다”며 거듭 불편을 호소했다.

그러자 학부모는 “나 1시간 동안 정말 진짜 다 때려 부수고 싶은 거 참았어. 나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어떻게 괴롭히면 사람을 말려 죽이는지 안다”며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이후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병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도대체 나는 뭘 잘못한 걸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여기까지 일이 오지 않았을까.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나고 혼자서는 나갈 수가 없다”라며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너무 보고 싶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학부모는 “당시엔 화가 나 폭언을 하고 수첩을 던졌는데, 잘못을 인정하고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만 공무원으로서 갑질을 한 게 아니라 같은 공무원으로서 이해한다는 취지였다”라고 해명했다고 JTBC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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