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세탁기의 ‘표준 세탁’ 온도로 쓰이는 섭씨 40도가 사실상 살균 효과는 없고, 에너지 효율도 낮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17일(현지 시각) BBC 방송에 출연한 영국 유닙시티칼리지 런던병원 감염병 전문의 크리스 반 툴레켄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세탁 후에도 세균이 남아있는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며 “표준 세탁 온도인 40도는 에너지만 낭비하고 세균 제거 효과는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다.
툴레켄 박사는 세균 제거를 위해서는 최소 60도 이상의 고온 세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60도 이상에서 대부분의 병원균이 사멸한다”며 “가족 중에 노로바이러스나 기타 감염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다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고온 세탁과 세제를 병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90도에 가까운 고온 세탁은 섬유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속옷이나 수건 등 위생이 중요한 의류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일반 의류의 경우에는 되레 온도를 낮추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한다. 툴레켄 박사는 “물 온도를 40도에서 30도로 낮추면 에너지 사용량이 40% 절감된다”며 “운동복처럼 땀이 많이 밴 옷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류는 20도 세탁이 가장 효율적이고, 이 경우 찬물 전용 세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툴레켄 박사는 세탁기 내부 위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세탁기 내부가 오염돼 있다면 아무리 고온으로 세탁하더라도 세균이 옷에 다시 묻을 수 있다”며 “세탁 후에는 세탁조와 세제함 문을 열어 내부가 충분히 마르도록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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