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대 진입도 늦어져…피의자는 경찰 도착 전 도주
피해자는 방치됐다 90분만에 병원 이송…끝내 숨져
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2025.7.21. 뉴스1
인천 송도에서 조모 씨(62)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가운데, 경찰이 사건 신고를 접수한 뒤 약 70분이 지나서야 아파트 CCTV를 통해 피의자의 위치 확인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가 경찰 도착 전 이미 도주한 상태였던 만큼, 경찰이 CCTV를 먼저 확보했더라면 피의자의 이탈을 더 빨리 확인하고 구조 시점도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일 경찰은 특공대가 자택에 진입해 피의자의 도주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야 아파트 CCTV 확인에 나섰다. 조 씨가 1층 로비를 통해 외부로 나간 장면이 CCTV에 포착된 시점은 오후 11시 18분경으로, 최초 신고 접수로부터 약 1시간 45분이 지난 뒤였다.
이로 인해 경찰 특공대의 진입도 지연됐다. 특공대는 오후 10시 16분경 현장에 도착했지만, 피의자가 집 안에 있다고 판단해 작전 수립을 거친 뒤 오후 10시 40분경에야 자택에 진입했다. 그 사이 피해자는 방치됐고, 신고 접수 약 90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상 피의자가 집 안에 있을 것으로 판단해, 발코니 등 도주 가능성에 대비해 외부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조 씨가 범행 후 집을 나서는 장면이 담긴 엘리베이터 CCTV 영상 확보에도 차질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CCTV 장비를 조작하던 중 오류가 발생해 엘리베이터 CCTV 영상 확보에 실패하며 시간이 지체된 것이다. 결국 경찰은 엘리베이터 대신 1층 로비 CCTV를 통해 피의자의 외부 동선을 추적하고, 관제센터 영상과 차량 번호 조회 등을 통해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조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프로파일러 면담에서 조 씨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유족은 “이혼 후에도 자식들의 아버지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초기 조사에서 조 씨는 “가정불화”를 언급했지만, 유족 측은 경찰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갈등이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조 씨의 ‘아이폰’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조 씨가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휴대전화에는 사제 총기 제작 관련 유튜브 시청 내역 등 핵심 정보가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조 씨 자택에서 확보한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가 제거된 상태인 점을 확인하고, 현재 휴대전화 분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24일에는 유가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동기 단정은 어렵다”며 “프로파일러 면담 분석 보고서 등을 토대로 조 씨의 범행 동기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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