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에 내린 집중 호우로 고립된 마을 주민을 위해 20kg의 상당의 구호품을 지게에 지고 길 없는 곳까지 헤치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공무원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연인산도립공원 소속 신희섭·박수완 주무관 등 직원 10명은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폭우로 고립된 80대 어르신 7명에게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이들은 도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각각 20kg 상당의 구호품을 지게에 지고 길 없는 곳까지 헤치며 가평읍 중산리마을로 향했다. 나흘간 하루 4시간씩 왕복 8km를 걸었다. 이들이 걸어서 이동한 이유는 중산리마을 입구까지 2km 이상의 도로가 유실됐기 때문이다.
도립공원 직원들의 도움은 가평군자원봉사센터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고립된 마을 주민들은 폭우로 전기와 수도, 전화까지 끊겼지만 가평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해 신속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도립공원 직원들은 가평읍에서 지원받은 생수, 양초, 라면, 의약품 등 120kg이 넘는 구호품을 나눠지고 이동했다. 도움에 나선 한 직원은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고마워하는 어르신들을 뵈면서 힘든 것도 모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중산리마을을 잇는 임시 도로는 24일 개통됐다. 이에 현재는 가평군자원봉사센터 관계자와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을 돕고 있다.
이정수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가평군에 내린 비로 도로가 유실되고 산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너무 크다”며 “신속하게 복구가 진행돼 마을 어르신도, 주민들도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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