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만에 오르는 남산, 폭염 속 부담없는 피서”

  • 동아일보

코멘트

신설된 남산 ‘북측숲길’ 가봤더니
전망쉼터 3곳에선 자연 경관 감상… 서울시, 도로-거리에 녹지 확대
“온실효과 줄이고 공기 청정 기능”

지난달 30일 오후 3시경 서울 중구 북측숲길을 찾은 시민들이 새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남산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시는 남산공원 북측순환로에서 남산타워로 20분 만에 갈 수 있는 덱 계단 ‘북측숲길’을  지난달 26일 새로 설치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지난달 30일 오후 3시경 서울 중구 북측숲길을 찾은 시민들이 새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남산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시는 남산공원 북측순환로에서 남산타워로 20분 만에 갈 수 있는 덱 계단 ‘북측숲길’을 지난달 26일 새로 설치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도심은 아스팔트 더위로 푹푹 찌는데, 숲속에 들어와 보니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아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남산공원 북측숲길. 남산 정상으로 향하며 구슬땀을 닦던 등산객 박승현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영상 35도에 이르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박 씨를 포함한 30여 명의 시민들은 계단을 오르며 남산의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휴대용 선풍기를 잠시 내려 놓고 눈을 감은 채, 산자락의 물소리와 바람을 느끼는 시민도 있었다.

● 남산 정상까지 1시간→20분 단축

이곳 남산공원 북측순환로에는 남산 정상까지 20분 만에 갈 수 있는 덱 계단 ‘북측숲길’이 지난달 26일 새롭게 설치됐다. 계단 954개로 이뤄진 북측숲길은 기존 등산객들이 남산 정상까지 올라야 하는 거리를 절반 넘게 줄여준다. 남산 북측에서 산책하는 시민들은 남산타워가 있는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남산 남측에 있는 둘레길을 이용해야만 했다. 그렇다 보니 버스나 도보로 멀리 돌아가느라 1시간 넘게 걸렸다.

새로 생긴 북측숲길 덕에 시민들은 20분 만에 남산 정상에 도달해 맑은 공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날 북측숲길을 이용해 남산을 등반하던 등산객 김상원 씨(56)는 “원래는 집에서 남산 정상까지 가려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요즘처럼 심각하게 무더울 때엔 엄두가 나지 않았다”면서 “북측숲길이 생기면서 거리가 짧아지니 맑은 공기를 편하게 누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북측숲길엔 계단 중간에 전망쉼터 3곳이 설치돼 시민들이 도심의 전망과 시원한 바람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북측숲길은 도심을 연결하는 동시에 남산의 숨결을 따라 걸을 수 있는 힐링 산책로”라며 “앞으로도 숲길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생활 속 녹지 접근성 높인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도심 생활공간 속 녹지를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록적 폭염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어 도시 속 숲을 관리하고 접근성을 높여 친환경적 생활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생활하는 도로나 거리 등 생활권역에 녹지를 조성해 경관을 가꾸고 온실효과를 줄이려는 노력을 다양하게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마포구 강변북로, 강서구 개화동로, 송파구 송파대로 등 3곳의 서울시 진입로 인근에 소나무 등 교목 456주, 관목 11만 주 등을 새롭게 심어 관문녹지 ‘환영의 정원’을 가꿨다. 또 노원역, 석계역 등 인근에 있는 고가도로 등 인공구조물 4곳 하부 공간에 풀과 나무를 심어 친환경 녹색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시 25개 자치구 녹지 현황은 8516곳으로, 전체 면적은 총 1632만8453m²에 달한다. 2022년엔 8544곳(1626만9572m²), 2021년 8335곳(1624만1367m²), 2020년 8110곳(1572만9630m²)이었다. 시의 녹지 면적은 매년 늘고 있지만 공기 청정과 경관 개선 등 효과를 위해선 도심 속 녹지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생활공간 녹지를 확대해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교통섬 정원, 한뼘 정원, 수직 정원 같은 사업들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도로의 교통섬이나 보행로 등 도심 인공 구조물을 녹지로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녹지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다층 구조의 입체적인 정원을 곳곳에 조성해 질적으로 우수한 친환경 도시를 시민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산공원#북측숲길#폭염#피서#녹지#정원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