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집에 불… ‘응급서비스’ 자동 신고가 목숨 살렸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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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불 끄려다가 119에 연락 못해
1시간 반 만에 진화… 주택은 전소

지난달 30일 오후 9시 반경 전남 구례군 용방면 홀몸노인 집에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구례소방서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9시 반경 전남 구례군 용방면 홀몸노인 집에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구례소방서 제공
전남 구례군에서 한밤중 80대 홀몸노인의 집에 불이 났으나 화재감지기 기능 등이 있는 응급서비스가 119에 자동 신고해 피해 확산을 막았다.

31일 전남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1분경 구례군 용방면 장모 씨(89·여)의 1층 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통해 접수됐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화재, 출입, 응급호출,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경보기가 응급상황일 때 119 등에 자동 신고하는 것이다.

119 신고를 받고 소방차 12대, 소방관 44명은 5∼10km 떨어진 화재 주택으로 출동했다. 불이 난 주택의 진입로가 좁아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 도착해보니 장 씨는 혼자 불을 끄려 119에 미처 신고조차 못 한 상황이었다.

소방관들이 1시간 반 만에 진화작업을 완료했으나 주택(43㎡)은 전소됐다. 소방서 추산 19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장 씨는 홀로 불을 끄려다 양팔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대전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장 씨는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에게 “고생한다.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2014년부터 보건복지부가 홀몸노인, 장애인을 위해 시범 실시한 사업이다. 구례지역 홀몸노인과 장애인 1045명은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지원받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홀몸노인 3만9260명, 장애인 440명 등 3만9700명이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마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통해 인명을 구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구례군#홀몸노인#화재감지기#응급안전안심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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