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곳중 17곳, ‘막 분리 공법’ 시공… 7년마다 교체비 수백억 드는 곳도
“해외선 상수도 시설” 예산낭비 지적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2019.09.03 뉴시스
국내 중대형 하수처리장 2곳 중 1곳이 운영비가 최대 3배 이상으로 더 필요한 공법을 적용해 건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는 건설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당 공법을 선호하지만, 정작 하수처리장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더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환경부 ‘하수도 통계자료’에 따르면 하루 1만 t 이상을 처리하는 하수처리장 36곳 중 17곳(47.2%)이 분리막을 통해 오염물과 처리수를 분리하는 ‘막 분리 공법(MBR)’을 사용하고 있다. MBR은 처리수 수질이 우수하지만,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고 7∼10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교체에는 시설 규모에 따라 수백억 원이 들기도 한다.
MBR 이외에도 분리막을 사용하지 않는 생물학적 처리, 침전과 여과 원리를 활용한 방식 등 보다 경제적인 대안 기술이 많다. 인천 공촌하수처리장의 경우 분리막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오수를 처리하다 공장을 증설하며 MBR 공정을 도입했다. 그 결과 t당 전력비가 1만300원에서 3만4700원으로 3.4배로 늘었다. 송도와 검단의 다른 공장을 비교했을 때도 MBR을 쓰는 시설의 t당 전력 소비량은 다른 기술을 적용한 시설에 비해 1.5∼2배 많았다.
시공사가 MBR을 선택하는 이유는 분리막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건설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설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비싼 전기료와 분리막 교체비 등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MBR 생산업체는 대부분 외국기업으로 처음 시공할 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MBR을 판매하지만 이후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 비싼 값을 부른다”고 말했다. MBR은 해외에서 주로 상수를 처리할 때 사용해 하수 처리에는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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