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역 노무라해파리 관측 2주 새 12.3%→25.5% 급증
송정·송도·해운대 등 차단망 미설치 해수욕장 쏘임 사고 집중
차단망·선박 병행 퇴치법 가장 효과적이나 지자체별 예산·여건 문제
ⓒ뉴시스
최근 부산 해역에서 강독성 노무라입깃해파리 관측이 크게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해파리 모니터링 주간보고’(7월25~31일)에 따르면, 어업인 관측 응답 기준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17일 12.3%에서 31일 25.5%로 2주간 두 배 증가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가 2m에 달하는 대형 해파리다. 쏘일 경우 부종, 발열, 근육 마비, 쇼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여름 피서 절정기인 ‘7말8초’(7월 말~8월 초)를 맞아 부산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몰리며 해파리 쏘임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차단망이 설치되지 않은 송정·송도·해운대 해수욕장에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1일 부산소방재난본부 119수상구조대 일일활동상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부산 7개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송정 52건(52명) ▲송도 29건(29명) ▲해운대 15건(15명) ▲광안리 4건(4명)으로 집계됐다. 사고는 차단망이 없는 해운대·송정·송도에 집중됐고, 차단망이 설치된 광안리는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노무라해파리 관련 신고가 늘고 있다”며 “8월에는 개체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푸른우산관해파리도 최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일부 발견됐으며, 제주 해역에서 해류나 바람을 타고 부산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푸른우산관해파리는 비교적 약한 독성을 지닌다. 다만 국립수산과학원은 “모니터링 주간보고 수치는 어업인의 주관적 관찰에 기반한 것으로, 정량적인 데이터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송정·송도·해운대 모두 선박을 이용해 해파리를 수거하고 있다. 송정과 송도에는 하루 3~4척, 2척의 선박이 각각 투입되고 있으며, 설치업체와의 비용 문제로 차단망 설치가 무산된 해운대는 4척의 선박을 동원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피서객이 몰리는 1일부터 주말까지 선박 2척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현장 관계자와 국립수산과학원 전문가들은 차단망과 선박을 병행하는 대응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차단망은 큰 해파리의 유입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만, 작은 개체나 잘린 촉수는 차단하기 어렵고, 선박을 이용한 퇴치는 넓은 해역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해파리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단망과 선박을 병행하는 체계는 모든 해수욕장에서 적용하기 어렵다. 지자체마다 예산, 인력, 해안 구조 등이 달라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송정해수욕장을 관할하는 해운대구는 해변 절반이 군 휴양지·서핑 구간으로, 차단망을 일부만 설치하는 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운대구의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어촌계와 설치업체 간 협의 불발로 해수욕장 개장이래 처음으로 차단망 설치가 무산됐다. 송도해수욕장의 서구는 매년 예산 부족으로 선박 중심 대응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부산 해역에는 지난 6월26일부로 ‘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주의보는 보름달물해파리가 1ha(헥타르)당 1000마리 이상 또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50마리 이상 출현하거나, 어업 피해가 발생할 경우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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