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0’로 불렸는데… “책임회피 전략인듯”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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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첫 출석]
金 “아무것도 아닌 사람” 발언 왜
법조계 “권력 정점에 있었던 인물
실질 지위-권한 없다는식 피해가기”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5.08.06. 뉴시스
김건희 여사가 6일 특검 조사에 공개적으로 출석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이 스스로를 낮춰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출석해 조사실로 들어서기 전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이처럼 의도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낮추려고 한 건 우선 감정에 호소하려는 전략과 함께, 자신이 실질적 지위와 권한을 갖지 않은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받고 있는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은 피의자의 실질적 지위와 권한이 처벌 여부를 가르는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도 마찬가지다. 이를 감안해 김 여사가 자신을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즉 지위와 권한이 없다는 식으로 강조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실제 법적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정권 당시 최고 보안 등급인 ‘A등급’ 비화폰을 사용하고, 검찰 수사 당시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 등 이례적인 특혜를 누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 배우자의 사회적 영향력은 판례상 실질적 ‘공무와 관련된 지위’로 간주될 때가 많다”며 “더군다나 김 여사의 경우 ‘V0(브이 제로·대통령을 의미하는 VIP의 앞 글자)’로 불릴 만큼 영향력이 막강했던 것으로 보여,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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