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에 타세요”…버스 잘못 탄 외국인, 자가용으로 데려다준 버스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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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8월 7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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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운행을 마친 60대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시각장애인 외국인을 자신의 승용차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 사연이 알려졌다. (경주시 내남면 강호지 팀장 제공) 2025.8.6 뉴스1
막차 운행을 마친 60대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시각장애인 외국인을 자신의 승용차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 사연이 알려졌다. (경주시 내남면 강호지 팀장 제공) 2025.8.6 뉴스1
한밤중, 낯선 도시에서 버스를 잘못 탄 시각장애인 외국인 승객을 자신의 차로 목적지까지 데려다준 버스기사가 감동을 줬다.

■ 목적지는 KTX 경주역…버스는 반대 방향으로

주인공은 경북 경주시 새천년미소 시내버스 소속 김수찬 씨(65). 김 씨는 지난 1일 밤, 51번 버스를 운행하던 중 외국인 남녀 승객이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

이들이 향하고자 했던 목적지는 KTX 경주역(구 신경주역)이었으나, 해당 시간대 노선의 종점은 역과는 반대 방향인 문화고등학교 앞 차고지였다.

버스가 종점에 가까워질 무렵, 두 사람은 목적지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듯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남성 승객은 시각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였고, 손에 쥔 흰색 보행 지팡이와 동행 여성의 부축이 눈에 띄었다.

■ 버스 내려 승용차로…8km 달려간 따뜻한 배웅

김 씨는 상황을 곧장 파악했다. 종점 도착 직후, 그는 승객들에게 “잠시만 기다려라”라고 말했다. 이어 운행을 마친 시내버스를 차고지에 주차하고 자신의 승용차에 이들을 태웠다. 이후 약 8㎞ 떨어진 KTX 경주역까지 직접 운전해 데려다줬다.

이 사연은 경주시 내남면행정복지센터 강호지 산업팀장을 통해 알려졌다. 강 팀장은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다 승객의 동의를 받아 사진을 촬영했다. 두 사람 모두 김 씨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좋은 기억 남겼다면 충분…”

김 씨는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같은 선택을 했을 거다. 여행객들이 경주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간다면 그것이 기쁘다”라며 담담히 말했다.

김수찬 기사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1년에도 버스 안에서 심정지 증상을 보인 승객에게 신속히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명을 구했고, 이 공로로 ‘TS교통안전 의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주#관광객#외국인#버스#자가용#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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