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5.7.4/뉴스1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하철 냉·난방 불편 민원이 급증해 하루 평균 36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폭언이나 위협성 발언까지 담겨 담당 직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6~7월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접수된 냉·난방 관련 불편 민원은 총 22만1176건으로, 하루 평균 3626건에 이른다. 1~2월 월평균 2만 건에도 못 미치던 민원은 5월부터 월평균 10만 건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른 더위가 시작된 시기와 맞물린다.
민원의 대부분은 ‘덥다’는 내용이었다. 올 1~7월 전체 민원 53만8097건 중 93.9%가 더위 민원이었다. 이 가운데는 폭언성 민원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오후 8시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는 “실내 온도 체크도 안 합니까? 그따위로 일할 거면 사직서 쓰세요. 세금 받지 말고”라는 글이 올라왔다. 31일 오전 7시에는 “(냉방을) 안 틀면 비상제동을 당길 겁니다”라는 안전 위협성 민원도 접수됐다.
반대로 냉방이 과도해 춥다는 민원도 꾸준히 들어왔다. 올해 ‘춥다’는 민원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5월(8028건)로, 공교롭게도 더위 민원(11만2540건)이 최고치를 찍은 달이기도 하다. 더위 민원에 따라 냉방을 강하게 가동하면서 추위를 호소하는 승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6월 9일에는 “승객들은 추워 죽겠습니다. 추울 정도로 하면 되겠습니까”라는 민원이, 같은 달 16일에는 “유동 인구가 많아도 나이 든 사람 생각해서 (냉방 시스템을) 만들어줘야죠”라는 글이 접수됐다.
이 같은 냉·난방 민원 폭주는 지하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은 OECD 주요국 가운데 공공기관 민원 발생 건수가 상위권이다. 고령화·다문화 사회로 갈수록 ‘생활 갈등’에 따른 민원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공공장소의 서비스가 개인화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때, 감정적 불쾌감이 민원 형태로 표출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기술적으로 온도를 맞추려 애쓰기보다 ‘현재 냉방은 표준 기준에 맞춰 운영 중입니다. 더위·추위 모두 이해합시다’ 같은 ‘공감 안내’ 메시지를 주는 것이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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