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경기 파주시장 인터뷰
전국 최고 수준 인센티브 ‘파주페이’
학생 통학버스로 교육 격차 줄이고… 7000억 투자 유치해 첨단산업 육성
성매매 집결지 철거-‘K리그2’ 도전… 지자체 첫 재생에너지 공급 사업도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이 지난달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지역화폐 ‘파주페이’ 확대와 통학버스 ‘파프리카’를 사례로 시민 중심의 규제 혁신과 적극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접경지역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과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
“처음부터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이건 불변의 법칙입니다.”
김경일 경기 파주시장은 지난달 4일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규제 혁신’ ‘적극 행정’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경기 북부 10개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2023년 전국 처음으로 긴급 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 440억 원을 추경 예산으로 편성해 전 시민에게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민생 행정을 펼쳤다. 지역화폐 ‘파주페이’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접경 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평화경제특구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통과 협치를 중시하는 시정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3년 동안 150여 차례 이동 시장실을 통해 소통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소통하다 보면 늘 현명한 해답을 찾게 된다. 지금의 성과도 ‘시민 중심 적극 행정’ ‘시민 협치의 결실’이다.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눈높이와 기대치에 부응하겠다는 의지가 지금의 파주를 만들었다.”
―시민 10명 중 7명이 시정에 긍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적극 행정’과 ‘규제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행정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규제의 덫에 걸려 좌절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통학버스 ‘파프리카’가 규제의 벽을 넘은 대표적인 사례다. 파프리카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전국 첫 통학버스다. 지금 제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판례와 유권해석까지 샅샅이 조사하며 집요하게 대안을 찾았고, 결국 ‘한정면허’라는 돌파구를 찾아냈다. 처음엔 신도시만 운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농촌지역까지 확대했다.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의 통학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교육 불균형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됐다. 최근 벤치마킹하겠다는 요청도 많다.”
―파주페이는 인센티브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파주페이는 시민의 절대적 호응과 지지를 받는 정책이다. 지난 한 해 2599억 원을 발행했다. 1년 전에 비해 62% 늘어난 수치다. 내수 살리기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민생지원금이나 지역화폐 인센티브는 내수를 살리는 긴급 처방이다. 심폐소생술 같은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예산도 가능하면 충분하게 투입해야 한다. 골목상권에 돈줄이 막히고 지역 경제가 무너지면 수천억 원을 들여도 재생하기 어렵다. 재정 지원이 한 발짝 앞서 나가야 하는 이유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경기 북부에서 가장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곳이 바로 파주다. 얼마 전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하고 파주에 7000억 원을 투자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생산시설을 두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 첫 번째 ‘리쇼어링’(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긴 기업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 기업을 유치한 성과다. 인구 53만 명을 넘어 100만 자족도시로 성장하려면 첨단산업 중심의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 이 문제를 해소할 열쇠가 바로 평화경제특구와 경제자유구역이다.”
―대북 확성기 철거를 어떻게 보나.
“평화는 늘 옳고, 답이다. 모처럼 찾아온 남북 평화 분위기가 언제 다시 깨질지 몰라 불안한 마음으로 노심초사했다. 그동안 대북·대남 방송으로 고통을 받아왔던 터라 이번 조치가 절실했다. 남북 대화 채널도 하루빨리 복구되길 바란다. 파주는 대륙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다. 가능하면 파주에서 판문점을 지나 개성까지 가는 국제마라톤도 했으면 한다. 파주가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성매매 집결지 업소를 매입해 철거했는데.
“아픈 역사도 역사다. 하지만 반복돼서는 안 된다. 처음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추진할 때 많은 의구심과 반대가 있었다. 서서히 철거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이 생겼다. 그동안 행정대집행과 직접 매입으로 77개 동을 철거했다. 올해 안에 성매매 집결지를 완전히 폐쇄해 불법의 역사를 끊어내겠다.”
―K리그2 진출과 돔구장 건립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K리그2 진출과 돔구장 건립은 출발점은 다르지만 ‘시민이 즐기고 참여하는 스포츠 도시 파주’를 위한 중요한 두 축이다. K리그2 승격이 확정되면 K리그 최초로 5부에서 2부까지 올라선다. 돔구장은 2030년 개장이 목표다. 야구, 콘서트, 전시, 박람회 같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이다. 시민의 삶 속에 스포츠가 녹아들고 경제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미래형 파주의 모델이 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소 사업 취지는 무엇인가.
“공공 재생에너지 사업은 전국 첫 시도다. 중소기업은 재생에너지 구매 정보가 부족하다. ‘중소기업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받는 구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6월 중소기업 9곳과 전력 거래 협약을 맺으면서 사업이 구체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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