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와 산책을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곳은 앞으로 사계절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울산시 제공
10일 오후, 파란 바다와 모래사장이 펼쳐진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는 연일 이어지는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방문한 피서객들은 시원한 바닷물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며 잠시 더위를 잊었다. 아이들은 모래성을 쌓으며 추억을 만들었고, 패들보드를 타고 선선한 바닷바람을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일산해수욕장은 개장 기간(7~8월) 평균 35만 명이 찾는다. 1000만 명이 방문하는 부산 해운대처럼 전국적 유명세를 떨치진 않지만, 울산시민들에게는 대표적인 피서지로 꼽힌다.
이 일산해수욕장이 동남권 사계절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개발된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2025년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사업’ 최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다. 이 사업은 정부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대책의 핵심으로, 수도권·서해안권·동남권 등 전국 7개 권역에 사계절 체류형 해양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동구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모에서 탈락했으나, 올해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등과 긴밀히 협력해 세 번째 도전 끝에 선정됐다. 일산해수욕장은 울산 도심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대왕암공원·출렁다리·울기등대·일산항 등 다양한 해양 관광자원을 주변에 두고 있다. 이러한 입지적 강점과 아름다운 풍광을 바탕으로, 단순한 여름 피서지가 아닌 사계절 머물 수 있는 해양레저 복합관광단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계절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조성될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개발 예상도. 울산시 제공대왕암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사업명은 ‘왕의 휴양지’로 정했다. 국비 250억 원과 지방비 250억 원을 합쳐 총 500억 원이 투입된다. 신라시대 임금이 쉬었다는 어풍대(御風臺)에서 400m 떨어진 해상에는 높이 18m의 바다전망대가 들어서고, 어풍대에서 백사장을 지나 용굴로 이어지는 1.1km 구간에는 ‘왕의 산책길’이 조성된다.
또 해양문화체험과 수상레저 교육을 결합한 ‘일산 풍류워터센터’가 건립된다. 총면적 2100㎡ 규모(지하 1층~지상 2층)로, 계절과 관계없이 다이빙과 서핑을 즐길 수 있으며, 실내 수영장과 클라이밍 시설이 들어선다. 해상 다이빙대와 5000㎡ 규모의 어린이 물놀이장도 마련된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등 지역을 대표하는 조선·해양산업 인프라와 연계한 산업관광 콘텐츠도 개발한다. 산업 유산·조선 기술·해양과학을 융합해 산업과 관광이 결합된 해양레저 도시 모델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울산시와 동구는 이번 사업이 관광객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 상권 활성화 등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또 지역 어촌계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해양레저관광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신라 왕의 휴양지로 알려진 일산해수욕장이 우리나라 대표 해양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조선산업의 중심지였던 동구가 해양관광·레저·산업이 공존하는 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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