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해달”…제주 해녀, 하루 평균 255분 잠수 ‘세계 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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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8월 19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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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 연구 결과 “수생 포유류 수준…북극곰보다 길다”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어촌계 인근 바다에서 70여 년 해녀 생활을 마무리하는 김유생(92), 강두교(91) 어르신이 마지막 물질을 하고 있다. 2024.5.25/뉴스1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어촌계 인근 바다에서 70여 년 해녀 생활을 마무리하는 김유생(92), 강두교(91) 어르신이 마지막 물질을 하고 있다. 2024.5.25/뉴스1
제주 해녀들이 전 세계 인류 중 최장의 잠수 시간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는 ‘한국 해녀의 다이빙 행동과 생리학(Diving behaviour and physiology of the Korean Haenyeo)’ 연구 결과가 실렸다. 한국 해녀들의 잠수 능력을 분석한 내용이다.

19일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62세부터 80세 사이 제주 해녀 중 3대 이상 해녀 가문 출신의 해녀 7명을 대상으로 성게 채취를 위해 1786회 잠수를 하는 동안 심박수와 혈류량,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제주 해녀들은 하루 평균 255분을 바다에 잠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게는 24분, 길게는 무려 636분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는 해녀들이 하루 동안 바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북극곰보다 더 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제주 해녀들의 잠수 시간은 지금까지 측정된 인류 잠수 기록 중 가장 긴 시간이며 수생 포유류인 해달이나 뉴질랜드 바다사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해녀들의 잠수 시간이 짧은 시간(평균 11초)의 얕은 다이빙(평균 0.7m, 최대 4.75m), 다이빙간 짧은 회복 간격(평균 12.1초)이 관측됐는데 연구진은 해녀들이 잠수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잠수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잠수 반응이란 호흡을 참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심혈관계 반응으로 심박수가 휴식 수준 이하로 떨어지고 말초 혈관 수축이 증가하며 근육과 같은 말초 조직 내 혈류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해녀들의 삼수 중 평균 심박수는 101bpm으로 평상시인 84bpm보다 높게 관측됐고 대뇌 혈중 산소 포화도는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짧고 얕은 잠수를 반복하는 해녀들의 독특한 잠수 스타일이 일반적인 포유류의 잠수 방식과 다른 형태의 적응 방식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해녀가 인류 중 가장 긴 잠수 시간을 보여줬다”며 “해녀는 일부 해양 포유류와 비슷한 수준의 잠수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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