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사료공장서 안전장비 없이 작업한 2명 질식 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0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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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소방서 구조대원들이 20일 나주의 한 사료공장 원료 이동통로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소방본부 제공
전남 나주시의 한 사료공장에서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고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질식해 쓰러졌다. 20일 전남 나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14분 한 사료 제조공장 내 사료원료 처리기 이동통로에서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던 근로자 이모 씨(39)가 쓰러졌다. 이어 이 씨를 구조하기 위해 이동통로에 들어간 베트남 출신 근로자 A 씨(43)도 의식을 잃었다.

이동통로 밖에 있던 다른 근로자 2명이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구조대원 15명이 출동해 10분 만에 이 씨 등 2명을 구조했다. 이 씨는 전북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이며 A 씨는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20일 질식사고가 발생한 전남 나주의 한 사료공장 원료 이동통로 모습. 전남도소방본부 제공
20일 질식사고가 발생한 전남 나주의 한 사료공장 원료 이동통로 모습. 전남도소방본부 제공
두 사람이 제거작업을 한 사각형 형태의 이동통로는 너비 0.6m, 깊이 1.5m였다. 사료 원료를 넣어 분쇄, 가공하는 중간 통로였다. 이 씨 등은 이물질 제거작업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환풍기 대신 이동로 밖에서 선풍기로 환기를 시키는 등 안전장구가 없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은 사료 원료 처리기 고장으로 이 씨 등이 이동로에 들어간 뒤 사료원료(닭 내장)에서 발생한 가스에 중독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8일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20일 DL건설 서울사무소와 하청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날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과 함께 DL건설과 하청업체 등 4곳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앞서 해당 현장에선 하청업체 소속 50대 근로자 B 씨가 약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진 바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B 씨는 사고 당시 외벽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그물망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해체한 그물망이 아래로 내려오던 중 건물에 걸리자 이를 내려보내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B 씨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추락 방지용 안전고리가 제대로 걸려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원청 등 공사 관계자에 대해서 입건이 이뤄진 상태”라고 수사 진행 상황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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