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에 짓고 있는 루원복합청사 전경. 인천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되고 있지만 잇달아 준공과 기관입주가 늦어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 서구의 핵심 주거지로 떠오른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에 조성 중인 ‘루원복합청사’의 기관 입주가 또다시 늦어질 전망이다.
입주 기관의 사정과 일정을 세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인천시가 서둘러 발표부터 한 탓에 입주는 잇따라 연기됐고, 애초 발표했던 입주 기관 수 역시 크게 줄었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구 가정동 루원복합청사를 추진하며 현재 설계 변경을 진행 중이다. 루원복합청사는 총사업비 1848억 원을 투입해 지상 13층, 지하 2층, 전체면적 4만7400㎡ 규모로 건립 중이며, 현재 공정률은 85% 수준이다. 그러나 인천시 산하 기관과 출자 기관의 입주 계획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인천시는 당초 올해 5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입주 기관의 실제 배치를 고려해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이유로 준공·입주 시기를 올해 하반기(7~12월)로 미뤘다. 그러나 관련 준비 절차와 설계 변경이 길어지면서 연내 준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기관 입주도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올해 입주 예정이었던 인천도시공사(iH), 인천환경공단, 인천시설공단, 아동복지관, 미추홀콜센터 등은 내년으로 사옥 이전을 준비 중이다. iH는 올해 하반기 입주를 예상해 추경 예산에 이전 비용을 반영할 계획이었지만, 연내 입주가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고 내년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남동구 만수동에 본사를 둔 iH는 인천시의 요청으로 사실상 ‘등 떠밀려’ 입주하는 상황이다. iH 노조는 지난 1월 “재정 상황이 어려운데도 인천시의 100% 출자 기관이라는 이유로 루원복합청사 매입을 강요받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루원복합청사 입주 기관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애초 9개 기관이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인재개발원, 인천연구원, 인천관광공사가 빠지며 6곳으로 줄었고, 올해는 서부수도사업소까지 제외되면서 최종 입주 예정 기관은 5곳에 불과하다. 행정편의주의식 ‘주먹구구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준공과 입주가 지연되고 입주 기관 수까지 줄자 루원시티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루원린스트라우스 더린 시티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 모 씨(63)는 “아파트 단지로만 빼곡한 루원시티에 시가 추진하기로 한 복합청사 사업이 매번 늦춰지고 있다”며 “주민 입장을 고려해 준공과 입주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 모 씨(42)도 “복합청사 준공과 7호선 연장선 개통 호재를 보고 개업했는데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022년 9월 착공식에서 “루원복합청사 건립은 인천 균형 발전의 모범사례이자 인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무부서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입주 시기와 기관을 성급하게 발표한 탓에 행정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입주 기관이 계속 줄어 루원복합청사가 ‘반쪽’으로 전락했다”며 “주민에게 사과하고 유정복 시장이 직접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설계 변경과 관계 기관 협의가 마무리돼야 구체적인 준공 시기와 입주 가능 시점을 다시 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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