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발간
출산 연령 35세 이상 60% 육박…다태아 부모 고령화 뚜렷
전체 출생과 다태아 출생의 추이(1990~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국내 다태아 출산율이 세계 2위로 집계됐다. 특히 다태아 어머니 10명 중 7명이 조산을 겪어 단태아보다 위험이 크게 높았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간행물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국의 다태아 출산율은 분만 1000건당 26.9건으로 다태아 출산율 국제데이터베이스(HMBD)에 포함된 국가 중 그리스(29.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율은 0.59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며, HMBD 평균(0.21건)의 약 3배에 달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은 1.7%였으나 2023년에는 5.5%로 약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은 1.48명에서 0.72명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총출생아 수는 64만 89명에서 23만 28명으로 급감했지만, 다태아 출생은 1만 768명에서 1만 2622명으로 늘었다. 고차 다태아는 2000년 107명에서 2023년 409명으로 3.8배 증가했다.
다태아 임신은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단태아보다 2~3배 높았다. 2023년 기준 다태아 어머니의 조산율은 71.1%로 단태아 어머니(6.3%)보다 10배 이상 높았고, 정상분만 비율은 61.4%에서 28.8%로 급감했다. 특히 32~37주 미만 중등도~후기 조산은 전체 다태아의 64.6%를 차지했고, 28주 미만 극조산도 2.1%로 2000년(0.4%)보다 약 5배 증가했다.
체중 분포에서도 위험성이 뚜렷했다. 다태아 신생아의 평균 출생체중은 2023년 2.33㎏으로 단태아(3.17㎏)보다 0.84㎏ 적었다. 정상체중 비율은 50.7%에서 40.5%로 줄었고, 저체중은 53.5%로 늘었으며, 극소저체중은 6.1%까지 증가했다.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비율도 2000년 0.99%에서 2023년 3.24%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단태아, 다태아 부모의 평균 출산연령 및 출산연령대 분포(2000~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출산 연령도 높아졌다. 다태아 어머니의 평균 출산연령은 2000년 29.5세에서 2023년 35.2세로 5.7세 증가해 단태아 어머니(28.5세→33.6세)보다 상승폭이 컸다. 같은 해 다태아 어머니의 주 출산연령대는 35~39세가 48.9%로 가장 높았으며, 40세 이상도 13.4%에 달했다. 아버지 역시 35세 이상 비중이 78.9%에 이르렀다. 출산까지 평균 결혼생활 기간도 다태아 부모는 4.4년으로 단태아 부모 3.7년보다 길었으며, 결혼 5년 이상 경과 후 출산 비율이 41.3%로 단태아 부모보다 높았다.
출산 이후 부담도 적지 않다. 다태아 부모의 약 70%가 출산 후 2년 동안 심각한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산모의 30.2%가 고도 우울증을 경험했다. 신생아의 73%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의료비는 단태아보다 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저출산으로 출산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다태아 출산이 늘고 있어 의료적·사회적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다태아 출산 부모의 고연령화와 조산·저체중 출산 급증은 산모와 아동의 건강권 문제로 직결된다”고 했다.
이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 확대에 따라 다태아 임신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배아 이식 가이드라인 재검토와 다태아 임신·양육 지원 로드맵 구축 등 질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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