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는 한국 전통무예 택견이 필리핀 사립대학인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의 정규 교과과정으로 채택되면서 택견 세계화 교육사업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필리핀 현지의 택견 교육 모습. 충주시 제공
‘택견의 고장’인 충북 충주시가 추진하는 세계화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25일 시에 따르면 필리핀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 체육학부는 6일부터 ‘택견(Taekkyeon)’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채택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3개 반으로 나눠진 수업에는 59명의 현지 대학생이 등록했다.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는 수업은 한국 무예와 문화융합을 주제로 한 교양 체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실기 수업은 한국택견협회 소속 유종수, 박종보 사범이 직접 지도한다.
이번 정규 교과과정 개설은 이 대학 교수이자 한국택견협회 필리핀 지부장인 라이언 크루즈 지알로그 씨의 노력과 한국택견협회의 전문 지도자 파견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 충주시의 국제적 지원 등이 어우러져 이뤄진 성과라고 시는 설명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택견 수업 정규 편성을 계기로 택견의 종주 도시이자 문화중심 도시인 충주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며 “마닐라를 동남아 택견의 거점도시로 성장시키고 세계 속의 충주를 더욱 널리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멕시코에서는 택견 지도와 양성 등을 담당하는 택견 전수관 22곳의 개관 행사가 열렸다. 멕시코 택견 전수관 개관은 2000년부터 멕시코에 거주하며 현지 연방중앙정보부에서 태권도를 지도한 김국환 사범의 노력 덕분이다. 김 사범은 2018년부터 택견을 배워 2022년부터 택견을 전수하고 있다. 충주시립택견단 안영 운영부장도 최근 3개월간 현지를 찾아 멕시코인들을 지도하며 힘을 보탰다. 김 사범은 “내년에는 멕시코에서 택견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6월 13일에는 포르투갈 곤도마르시에서 ‘곤도마르 택견 전수관’이 문을 열었다. 현지 택견 단체가 마련한 이 전수관은 지난해 9월 폴란드 그단스크에 이어 개관한 유럽 내 두 번째 택견 전수관이다.
시는 택견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올해 15억 원을 들여 국내에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과 ‘충주 명소 토요 상설 공연’을 정례화했다. 전국 주요 행사장을 돌며 공연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미국, 폴란드, 베트남 등에서 초청 공연을 하고, 외교부 공모사업을 통한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도 추진 중이다. 충북과학기술혁신원과 협력해 택견 비보이 트레블러 크루와의 합동 공연 등 새 공연 콘텐츠도 개발했다. 2월에는 26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택견단도 창단했다. 조 시장은 “택견의 정통성과 현대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는 알리는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택견은 춤추는 듯 율동적인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전통 무예다. 1987년 7월 작고한 초대 택견 예능 보유자 신한승 선생에 의해 체계화됐고, 1983년 우리나라 무술로는 처음으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됐다. 2011년에는 전통 무예 중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로부터 음악적이며 무용과 같은 리듬을 지니고 있어 예술성 짙은 무예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충주 호암동에는 신 선생이 세운 최초의 택견전수관이 있다. 시는 2011년 시립택견단을 창단하고 택견의 전승과 홍보,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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