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변색증-백색증 가진 수염상어
포식자에 쉽게 노출돼 생존 어려워
성체까지 성장한 것 자체로 의미
최근 코스타리카 앞바다에서 발견된 주황색 몸과 흰색 눈의 수염상어. 사진 출처 Parismina Domus Dei 페이스북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어린이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주제곡 ‘아기상어’에는 주황빛 몸을 가진 할머니 상어가 등장한다. 할머니 상어와 똑 닮은 주황색 상어가 바다에서 실제 발견돼 학계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영국 인디펜던트지 등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앞바다에서 최근 주황색으로 물든 몸과 흰색 눈을 가진 희귀한 외형의 수염상어가 낚시꾼들에게 발견됐다. 수염상어의 영어 이름은 ‘너스 샤크(nurse shark)’이지만, 간호사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고 고대 언어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수염상어는 일반적으로 해저 바위나 암초 사이에 은신하기 쉽게 갈색 피부를 띤다. 이번에 발견된 수염상어는 피부, 털, 비늘에서 노란색 색소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황색변색증으로 피부가 주황빛으로 변했다. 여기에 피부나 털, 눈이 흰색 혹은 붉은빛으로 변하는 백색증까지 겹쳐 흰색 눈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색변색증은 일반적으로 민물고기나 조류, 파충류 등에서만 발견된다. 포브스지는 “카리브해에서 황색변색증을 보이는 연골어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수염상어는 몸길이가 약 2m에 이르는 성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수염상어는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는 저생성 생물로 암초와 바위에 몸을 숨겨 포식자를 피한다. 몸 색깔이 밝으면 그만큼 위험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연방대 해양생물학자들은 “황색변색증은 동물이 주변 환경과 어울리기 어렵게 만든다”며 “백색증 역시 햇빛 민감도를 증가시키고 짝짓기에 불리해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조건을 모두 가진 상어가 성체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해양 생태계 내 유전적 다양성과 적응력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전문가들은 상어가 어떻게 생존했는지, 그리고 이 같은 색소 이상이 위장이나 번식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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