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거나 운전하다 힐링… 서울 ‘5분 내 정원’ 2180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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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로변-가로수 아래 등 15만3298㎡ 규모의 정원 조성
교차로 콘크리트 바닥도 녹지화… 자치구, 숲 조성-정원사 양성 노력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새문안교회 앞 도로변에 가로정원이 조성돼 있다. 가로정원은 도심 도로변에 설치된 선형 정원으로, 현재 시내 143곳에 약 3만9000평 규모로 마련됐다. 서울 어디서든 5분 안에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5분 정원도시’ 정책의 일환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새문안교회 앞 도로변에 가로정원이 조성돼 있다. 가로정원은 도심 도로변에 설치된 선형 정원으로, 현재 시내 143곳에 약 3만9000평 규모로 마련됐다. 서울 어디서든 5분 안에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5분 정원도시’ 정책의 일환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5일 오전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입구에서 포시즌스호텔에 이르는 도로변에는 길게 뻗은 화단이 조성돼 있었다. 보행자 도로와 자동차 도로를 구분하는 공간에 노란색, 흰색, 초록색 등 다채로운 꽃이 피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버스정류장과 교통 표지판, 자전거만 놓인 일반 도로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날 화단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윤모 씨는 “출퇴근길에 알록달록한 꽃을 보니 생활 속 작은 힐링이 된다”며 “삭막한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

● 서울 2000여 곳에 정원 조성

이곳은 서울시가 보행자 도로를 따라 조성한 ‘가로정원’이다. 종로구 새문안로 등 143곳에 12만8780m²(약 3만8955평) 규모로 조성됐다. 그동안 보행자 도로변에는 ‘띠녹지’라 불리는 곳에 일률적인 나무들이 심겨 있었으나, 이번에 다양한 꽃과 식물로 조경을 바꿨다. 특히 화관목과 초화류 등 꽃이 풍성하게 피는 식물을 심어 벌과 나비 등 생물 다양성 확대에도 신경을 썼다.

서울시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도로변 2180곳, 15만3298m²(약 4만6372평) 규모의 정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5분 정원도시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걸어서 5분 안에 작은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도시 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다.

‘5분 정원도시 서울’은 도로변 화단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조성되고 있다. 가로수 아래 ‘한뼘정원’은 보행자 도로의 가로수 주변에 꽃과 식물을 심은 공간이다. 기존에는 토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거나 철제 보호판으로 덮여 있었지만, 이를 정원으로 바꿔 도심 경관을 개선했다. 현재 중구 세종대로와 서울광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권 1960여 곳에 한뼘정원이 조성돼 있다.

자동차 도로에서도 5분 정원 정책은 이어진다. ‘교통섬정원’은 교차로나 회전교차로 중앙분리대 등 ‘죽은 공간’으로 불리던 콘크리트 바닥을 녹지화한 것이다. 운전자들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하며, 도심 환경 개선 효과를 낸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올 4월 시청 앞 서울광장을 녹색 공간으로 재정비했다. 광장 바닥을 한국형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사이에는 목재 길을 조성해 잔디 보호와 시민 편의를 높였다. 광장 둘레에는 벤치 형태의 플랜터를 설치했고, 나무가 심어진 화분 주변에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 송파구는 소나무숲, 강남구는 정원사 교육

도시 녹지는 도심 열섬 현상 완화, 미세먼지 저감, 생물 다양성 회복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 증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서울 자치구들도 자체적으로 정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송파구는 올 4월 잠실대교 남단과 경기 성남시와의 경계 지점에 ‘정원형 소나무숲’을 조성했다. 소나무 100여 그루를 심어 언덕 형태를 만들고, 성남 방면 진입부에는 석촌동 고분군을 모티프로 한 성곽돌 화단을 설치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도록 했다.

정원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강남구는 주민 참여형 ‘강남정원사’ 양성 과정을 개설해 정원에 관심 있는 구민들에게 이론과 실습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수료생들은 거주지 주변 녹지와 정원 가꾸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전체 수업의 80% 이상을 이수하고 정원·녹지 자원봉사 28시간 이상을 수행하면 ‘강남정원사 인증서’를 받는다. 현재는 3기 수강생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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