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술자리 시비 동료 흉기위협… 시민이 신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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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서… 물리적 충돌은 없어
직위해제 후 협박 혐의 입건
경찰 기강해이 도마에 올라

울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술자리 다툼 끝에 동료를 흉기로 위협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관 비위가 잇따르면서 경찰 내부 기강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26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23일 0시 46분쯤 울산 중구 한 주점 앞에서 울산중부경찰서 소속 우모 경감과 김모 경위가 말다툼을 벌였다. 두 사람은 전날 경찰서 수사·형사팀장급 족구대회에 참석해 동료들과 어울린 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른 직원과 함께 2차로 주점에 들러 술자리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술기운에 감정이 격해졌고, 김 경위가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화를 참지 못한 우 경감은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고 뒤쫓아 나가 동료를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장면을 목격한 여성 손님이 “남자가 흉기를 들고 설치고 있다. 불안하다”고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우 경감은 흉기를 휘두르거나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고, 흉기는 주점 인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현행범 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즉시 체포하지는 않았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우 경감을 25일자로 직위 해제하고 특수협박·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구체적인 다툼 경위와 흉기 사용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가 복무 기강 확립을 거듭 강조하고 있음에도 전국 각지에서 경찰관 비위가 잇따르면서 경찰 조직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에서는 지난달 31일에도 울산경찰청 소속 김모 경감이 공무상비밀누설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도박장 업주 일당에게 단속 정보를 건네고 7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 소속 경찰관 역시 도박사이트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초 전북 남원에서는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20대 여성 순경이 흉기를 든 채 거리를 활보하다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 부산에서는 가수 싸이의 공연인 ‘흠뻑쇼’에 교통 관리 업무로 투입된 경찰관들이 입장권 없이 공연을 관람하다가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충북 충주에서는 지난달 26일 충주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알게 된 10대 여성과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어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현직 경찰관#흉기위협#경찰관 비위#내부 기강 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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