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없이 북한 땅 볼 수 있어
카페 오픈 반년만에 20만명 몰려
북한 황해도 개풍군을 마주 보는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문을 연 지 4년 만에 누적 방문객 70만 명을 넘어섰다.
1일 김포시에 따르면,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 서해로 흘러드는 지점에 위치한 해발 155m의 애기봉에 평화생태전시관과 전망대, 생태탐방로 등을 조성해 2021년 공원을 개장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곳에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문을 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북한 민간 마을이 보이는 지역에 자본주의 상징인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자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공원을 찾은 관광객은 월평균 1만5852명이었으나, 올해는 월 3만3500명이 넘게 방문했다. 2월 누적 방문객이 5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 호주에 거주하는 김소정 씨가 부모를 만나 귀국한 뒤 공원을 찾으면서 70만 명을 넘어섰다.
시는 애기봉에서 황해도 개풍군 해안까지 거리가 1.4km에 불과해 망원경이 없어도 북녘 땅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관광객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10월부터 매달 한 차례 야간 개장을 실시한 글로벌 관광지 육성 정책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남북이 마주 보는 상징적 공간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있어 올해 12월까지 누적 입장객이 80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기봉은 병자호란 때 평안감사와 이별한 평양 기생 ‘애기’의 애틋한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애기의 한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가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한과 같다”는 글귀를 친필로 남기고 비석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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