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적조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남해군과 하동군 양식장 35곳에서 넙치, 숭어, 감성돔, 농어, 참돔 등 약 50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까지는 26만 마리에 불과했지만 31일 36만 마리로 늘었고, 불과 이틀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지난달 26일 적조 예비특보가 내려진 데 이어 이달 2일 기준으로는 진해만을 제외한 경남 전 해역에 적조 특보가 발효됐다. 적조는 ‘코클로디니움’ 등 유해 조류가 대량 증식해 산소를 고갈시키고, 물고기 아가미에 달라붙어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남해군에서는 양식장 21곳에서 44만6000마리가, 하동군 14곳에서는 5만4000마리가 폐사했다. 바닷속 가두리 양식장은 물론이고 해수를 끌어 쓰는 육상 양식장도 피해를 입어 피해액은 이미 10억 원을 넘어섰다. 경남에서 적조 피해가 발생한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전남도도 2일 여수 연안에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 도에 따르면 여수지역 양식장 37개 어가가 어류 229만 마리에 대한 긴급 방류를 신청했다. 품종은 조피볼락 122만7000마리, 참돔 86만6000마리, 감성돔 20만 마리다. 지난달에도 어가 48곳에서 조피볼락 373만 마리를 방류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그대로 두면 전멸하니 눈물을 머금고 바다에 풀고 있다”고 전했다.
● 고수온·집중호우까지… “올가을 라니냐”
전문가들은 장기간 이어진 고수온과 강한 일사량, 집중호우로 인한 영양염류 유입이 겹쳐 적조가 확산했다고 본다. 수온이 오르면 미세조류 증식이 빨라지고, 고수온으로 물의 상·하층이 섞이지 않아 적조 생물이 머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경남도 관계자는 “7, 8월 집중호우로 코클로디니움 성장에 적합한 수온이 유지되며 육지 영양염류까지 흘러들었다”고 설명했다.
고수온만으로도 어류가 폐사할 수 있는데, 적조까지 겹치면서 어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고수온 하나도 벅찬데 적조까지 겹쳐 대응할 방법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는 9∼11월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이 55%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한반도에서 가을철 라니냐가 발생하면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한편 강원 강릉 가뭄은 계속돼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4.2%까지 떨어졌다. 최근 한 달 강수량은 평년의 15% 수준인 41.1mm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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