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 남성 비만 유병률 증가, 아찔”
“비만은 질병…국가 차원 제도 마련해야”
“심각한 환자부터 치료제 건보 적용해야”
뉴시스
“치료가 정말 필요한 고도비만 환자들이 실상 고가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인 사례가 많습니다. 수술 필요 환자 등 심각한 환자에서부터 치료제의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합니다.”
대한비만학회 김민선 이사장은 4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 ‘ICOM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4~6일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의 정책세션에선 비만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는 점과 비만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다룰 예정이다.
비만이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질병임을 제시하고, 약물 치료에 보험을 적용하는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종합적인 비만 법률 제정의 필요성 ▲전문가 단체와 보건당국 협력을 통한 장기적 종합대책 수립 ▲단계적 건강보험 적용 ▲비만관리 패러다임 전환: 개인책임→정책 개입 강화 등을 제시한다.
남가은 보험법제이사(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는 “비만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닌 생리학적 적응 현상으로, 장기적으로 체중을 유지하기 어렵고 건강불평등 문제를 야기한다”며 “국가적 차원의 사회적 지원 및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종합적인 비만 법률 제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암관리법, 심뇌혈관질환법처럼 비만도 국가 차원의 법률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영성 학회장은 “비만 환자는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비만 치료를 제 때 제대로 하면 의료비용도 급감할 수 있다”며 “비만 약물의 급여화가 결과적으로 비용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젊은 남성에게선 지속적인 증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비만 현황을 담은 학회의 ‘2025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성인 비만 유병률은 38.4%, 복부비만 유병률은 24.3%인데, 유독 남성에선 지속 증가했다. 2023년 남성 비만 유병률은 49.8%이고 이 기간 여성은 27.5%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복부비만 유병률(2023년 31.3%)도 지속 증가했으나 여성에선 2019년 이후로 감소(2023년 17.7%) 추세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42%, 40대에서 42.2%로 가장 높은 비만 유병률을 보였다. 20대 유병률은 22.7%(2014년)에서 32.0%(2023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경도 빅데이터이사(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는 “한국 비만 유병률이 3년간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젊은 남성의 유병률이 아찔할 정도로 높아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여성들의 과도한 미용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성별 비만 유병률 차이가 극심하고, 또 평균 유병률을 낮추기도 하지만 젊은 남성의 유병률을 고려할 때 비만을 질병으로 간주해 단계적으로 급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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