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는 길’ 너무 먼 여성장애인…10명 중 2명이 의료 미충족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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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화 의원, ‘장애인 의료기관 접근성 연구’ 공개
미충족 의료율 17.3%…전 국민 6.6% 대비 2.5배↑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 운영이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4.09.11 뉴시스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주간’ 운영이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휠체어를 탄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2024.09.11 뉴시스
이동의 불편과 경제적 이유 등으로 병원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한 장애인이 17%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장애인의 경우 10명 중 2명 이상이 미충족 의료를 경험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장애인 의료기관 이용편의 접근성 제고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일반주거시설에 거주하는 등록장애인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률을 의미하는 미충족 의료율은 17.3%다.

이 기간 전 국민 평균 미충족 의료율이 6.6%인 점을 고려하면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는 2015년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건강권법)’을 제정하고 2017년 시행해 장애인 건강관리 사업의 법률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 건강검진사업, 장애인의 의료기관 등 접근 및 이용 보장,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율은 비장애인에 비해 높은데, 여성 장애인은 20.3%, 남성 장애인은 15.2%다. 지역별로 보면 비수도권이 18.7%, 수도권이 15.5%이고 거주지역이 부산인 경우 미충족 의료율이 26%로 가장 높았다. 또 1인 가구는 21%로 2인 이상 가구 16%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회학적 특성을 보면 중졸 이하의 미충족 의료율이 20.1%로 대졸 이상 12.7%보다 높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3.9%로 비수급자 15.6%보다 높았다.

장애 유형별 미충족 의료율은 뇌병변 장애 25.2%, 심장장애와 호흡기장애 각각 19.2%, 뇌전증 18.5%, 지체장애 18.1%, 안면장애 18% 순이다.

미충족 의료의 주된 이유로는 36.5%가 의료기관까지의 이동 불편을 꼽았다. 보행상의 장애인 중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수는 69만8713명이지만 특별교통수단 보급률은 86%에 그친다. 바우처 택시나 시각장애인 생활이동 지원차량 등 대체 수단도 2만4557대에 불과하다. 이어 경제적 이유 27.8%, 시간이 없어서 13%, 동행할 사람 부재 7.1% 등이었다.

미충족 의료 경험자의 이유별 인구학적 특성을 보면 ‘이동의 어려움’은 여성, 65세 이상, 비수도권이, ‘경제적 어려움’은 남성, 65세 이상, 비수도권이 다수였다.

연구진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과 장애물 없는 시설 구조,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와 동행 지원, 실시간 대기 순서 안내 시스템, 전담 코디네이터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서 의원은 “의료기관 이용이 어렵다는 것은 결국 기존 의료체계에서 장애인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역 병·의원부터 공공의료기관까지 지역사회 전반에 최소한의 접근성과 이동지원 체계를 함께 갖춰야 장애인에게 실질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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