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고흐와 드뷔시 등 서양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국립청주박물관 제공
19세기 빈센트 반 고흐와 클로드 드뷔시 등 인상주의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서양 미술에 열풍을 일으킨 일본 미술의 상징적 걸작,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 일본에서도 20년간 단 3주만 공개됐던 이 작품을 충북 청주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에서 4일 개막한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山梨)’ 특별전이 그 무대다. 오는 12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청주박물관과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공동 개최하는 국제 교류전이다. 청주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은 2027년 야마나시현립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청주박물관 측은 “일본 중요문화재 13점과 야마나시현 지정문화재 6점을 포함해 국보급 문화유산 100여 점이 공개된다”며 “족자와 목판화처럼 보존상 제약이 큰 유물은 안전을 위해 교체 전시돼 시기별로 다양한 전시품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이달 14일까지와 전시 말미인 12월 26~28일에 전시된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됐다. 1부 ‘후지산에 오르는 첫걸음: 자연이 깃든 야마나시’에서는 일본 중요문화재 조몬토기 13점과 토우 등 30여 점이 후지산 현지 촬영 영상과 함께 소개된다. 2부 ‘에워싼 산의 중턱: 야마나시, 불교와 무사의 시대’에서는 야마나시현 최고(最古)의 금동보살상과 경전을 담은 경통, 다케다 가문의 갑옷, 고슈 금화 등이 전시된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신앙·권력·전통이 교차한 역사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3부 ‘오르다: 대중문화 부흥과 우키요에’에서는 에도시대 대중 예술 속 후지산을 조명하며 다양한 풍경화와 산수화를 선보인다.
특별 코너 ‘야마나시와 함께: 협력의 이야기’도 마련됐다. 1913년 조선을 찾아 한국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아사카와(浅川) 형제를 통해 한일 문화 교류의 의미를 돌아본다. 아사카와 형제의 열정은 2008년부터 이어진 양 기관의 학술 교류로 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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