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반대로 상수원 활용 중단
환경부 “정수땐 생활용수 가능” 통보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에서 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총력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주 수원지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8일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2.4%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발표한 ‘주간 생활·공업용수 가뭄 현황 및 전망’은 앞으로 4주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저수율이 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수율 5%면 사실상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 취수가 불가능하게 된다.
용수 확보를 위해 민관군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소방차 101대, 군용 차량 400대, 해군·해경 함정 3대, 육군 헬기 5대, 강원도 시군 지원 차량 18대, 민간 차량 27대 등 560여 대가 투입돼 강릉시 취수원인 홍제정수장과 오봉저수지에 물을 공급했다. 국립한국해양대가 실습선인 9196t급 한나라호를 강릉항으로 급파해 소방차 300대 분량에 해당하는 1000t의 물을 실어나르기도 했다.
대체 수원으로 3000만 t의 물을 보유한 평창 도암댐 활용 방안도 다시 검토되고 있다. 도암댐은 비상시 하루 1만 t의 수원 확보가 가능하지만, 과거 수질오염 논란과 인근 주민 반대로 발전 및 상수원 활용이 중단된 상태다. 환경부는 도암댐 수질 검사에서 ‘정수 처리 시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 이를 8일 강릉시에 전달했다.
가뭄은 강릉을 넘어 강원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삼척·정선·태백에 물을 공급하는 광동댐 저수율은 현재 38%로, 예년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가뭄 단계가 ‘관심’에서 곧 ‘주의’로 격상될 전망이다. 수도권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소양강·충주댐도 조만간 ‘관심’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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