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방치 성대 야구장…주민들, 정부 직접 개발에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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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개발 계획 발표 후 무산 반복에 실망감…“이번엔 다를 것”
LH, 부지 직접 매입해 빠른 주택 공급…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서울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입구.2025.09.09/뉴스1
서울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입구.2025.09.09/뉴스1
“정부가 성균관대와 협의를 끝내고 발표했겠죠. 이번엔 진짜 개발하지 않겠어요?” (도봉동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B 씨)
서울의 대표적인 유휴부지인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 개발이 20년 만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정부가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성대 야구장의 직접 개발을 발표해서다. 과거 개발 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과거 개발 계획 번번이 좌초…“이번엔 될 것”

지난 9일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에 도착하자 외부 담장과 입구 철문엔 ‘무단 침입 금지’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야구장 안에 들어서자 더그아웃 펜스는 녹이 슬어 있는 등 관리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

현지에선 방치 수준에 가까운 성대 야구장 개발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야구장을 사용하던 대학생들이 떠난 이후 10년 이상 개발 계획 발표와 중단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은 성대 야구장 개발 계획 발표와 무산에 무덤덤할 정도로 내성을 지니고 있다”며 “LH가 부지를 직접 매입해 개발하면 갈등 없이 빠르게 추진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만 8055㎡ 규모의 야구장은 1985년부터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대학 선수촌으로 활용됐다. 개발 논의는 2003년 선수촌의 수원 이전 이후 본격화했다. 2009년 처음 개발 방안이 거론됐지만 학교 소유의 교육용 재산인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7년엔 시행사와 법적 분쟁으로 다시 좌초됐다.

결국 정부가 직접 사업 주체 역할을 맡기로 했다. 지난 7일 LH가 시행 역할을 맡아 1800가구를 빠르게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각종 갈등을 최소화해 실수요자 선호도 높은 초역세권 입지에 새 아파트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정부가 단순 부동산 대책 발표에서 한발 나아가 직접 매입이라는 추가 방안을 약속했다”며 “과거 낭설 수준에 가까웠던 개발 개발이 이번엔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서울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내부.2025.09.09/뉴스1
서울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내부.2025.09.09/뉴스1


1800가구 대단지 지역 활성화…생활 인프라 개선 필요

성대 야구장은 지하철 1호선 도봉역 초역세권 입지다. 7호선 수락산역은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실수요자의 거주 요구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도봉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도봉동엔 20년 넘게 신규 공급이 없었다”며 “1800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서면 유동 인구 증가뿐 아니라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까지 얻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 역시 “도봉구는 서울 외곽 지역 특성상 상대적으로 소외당하고 있었다”며 “청년과 신혼부부가 입주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추가적인 생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던 만큼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창동 차량기지 개발 사업 제외하면 인근에 눈에 띄는 개발 사업이 없다”며 “생활 환경 개선이 신축 아파트 공급만으로 획기적으로 이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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