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부력조끼(구명조끼)를 벗어주며 인명 구조에 나섰던 이재석 해양경찰관이 숨진 가운데 해경 당국은 이미 안전사고 위험예보를 발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석 경찰관의 도움으로 70대 중국인 A 씨는 생명을 구했다.
12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인천해경은 관할 해역에 대한 안전사고 위험예보 ‘주의보’를 발령했다.
위험예보는 관심·주의보·경보 등 3단계로 나눠지며 안전사고 발생할 우려가 높을 경우 주의보가 발령된다.
인천해경은 최근 해수면 조차가 연중 최대로 높아지는 백중사리 대조기 기간에 속하므로 연안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인천해경 측은 “평소보다 바닷물의 높이가 최대치로 높아지기 때문에 물때 확인과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 수칙을 지키며 활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전날 오전 3시 30분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서 70대 남성 A 씨가 해루질 중 고립됐다.
중국 국적으로 파악된 A 씨는 당시 구명조끼 등의 안전 장비를 전혀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인천해경이 공개한 구조 영상을 살펴보면 A 씨는 상의를 전혀 입고 있지 않은 상태로 확인된다.
이 경사는 다리를 다쳐 쓰러져 있는 A 씨 몸까지 밀물이 차오르자 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구명조끼를 건넨 뒤 함께 바닷물을 헤엄쳐 나오려 했다.
그러나 이 경사는 거센 물살에 휩쓸렸고, 약 6시간 뒤인 같은 날 오전 9시 41분쯤 꽃섬에서 0.8해리(약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숨졌다.
12일 인천 시내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이재석 경사의 빈소에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이 경사는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70대 A씨가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투입돼 구조 작업 중 A씨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실종됐다. 약 6시간 뒤인 전날 오전 9시41분쯤 영흥면 꽃섬에서 0.8해리(약 1.4㎞) 떨어진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 경사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2025.9.12/뉴스1 A 씨는 소방에 인계돼 병원으로 옮겨져 저체온증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
해경 측은 A 씨가 위험주의보를 무시했으나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현행법상 위험예보를 무시했다고 해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다만 A 씨의 위법 소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는 착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경사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그의 영결식은 15일 오전 10시 30분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해경 측은 전날 승진 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경장의 계급을 경사로 하는 1계급 특진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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