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응원해” 후원 속에 자란 자립준비청년… ‘낭만청년단’ 지원 더해 도움 주는 어른 됐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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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다시 희망으로] 월드비전

월드비전 ‘낭만청년단’ 1기로 활동한 정재국 청년은 자립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처지의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월드비전 ‘낭만청년단’ 1기로 활동한 정재국 청년은 자립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처지의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스스로를 ‘자립준비청년’이라 부르는 정재국(26) 청년은 흔히 말하는 ‘평범한 가정의 성장 서사’와는 거리가 멀다. 7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보육시설에 들어간 그는 타인의 시선과 편견을 정면 돌파하며 성장해 왔다. 한때 시설의 울타리를 벗어난 세상에서 외로움과 부딪치며 길을 잃기도 했지만 그는 다시 일어나 사회복지 연구자의 꿈을 꾸고 있다.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정 씨는 담담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월드비전 후원으로 쌓인 지지의 경험

정 씨는 월드비전의 후원 속에서 자라났다. 어린 시절 그는 후원자가 보내준 주황색 편지지의 손 편지를 소중히 간직했다. “예쁜 글씨체로 ‘너를 응원한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 나를 지지해주는 어른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됐습니다.” 그는 월드비전 후원자뿐 아니라 자원봉사자, 사회복지사들의 꾸준한 관심과 격려 속에서 ‘세상에 혼자가 아니다’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회상한다.

자립, 그리고 외로움

스물두 살, 보호시설을 떠난 그는 자립의 첫날을 선명히 기억한다. “정적만 흐르는 집에서 첫날 밤을 보냈는데 갑자기 너무 무서웠어요. 늘 같이 자던 10명이 사라지고 혼자 남으니 외로움이 훅 들어왔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을 스스로 다루는 법을 배워야 했다.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자기 계발에 몰두했어요.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지만 견디는 법을 터득한 거죠.”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그는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첫 직장은 녹록지 않았다. “야근이 잦을 정도로 업무가 과중했고 인간관계에서도 어려움이 많았어요. 퇴사 후에는 마음이 너무 피폐해져서 매일 울던 시절이 있었죠.” 퇴사 후 몇 개월은 집에서 게임만 하며 지냈다.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드니까 다시 사회로 나가는 게 겁났어요.” 그러나 그는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응원에 힘입어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자립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다

정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고민은 대학원에서 교수님의 제안과 인력 연계를 통해 자립지원 플랫폼의 개발로 이어졌고 월드비전의 ‘낭만청년단’ 프로젝트를 만나 구체화됐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알려지지 않으면 무의미하잖아요. 낭만청년단은 그런 현실을 정확히 짚어줬어요. ‘너희가 직접 원하는 걸 기획해 봐. 우리가 지원할게’라는 메시지가 진심으로 와닿았죠.” 그는 자립준비청년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커뮤니티 앱 ‘웨일웨이’를 기획하고 팀을 꾸려 앱을 홍보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기획, 실행, 홍보 전 과정을 청년이 주도하도록 설계된 월드비전 낭만청년단은 그에게 사회 첫 실전 경험이자 가능성의 장이었다.

꿈아이TV로 이어지는 청년들의 성장 이야기

정 씨의 이야기는 이번 달 월드비전 국내사업 유튜브 채널 ‘꿈아이TV’를 통해 공개된다. 이후에는 국악인 한서린 씨, 의사 강가람 씨 등 월드비전 후원으로 성장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매달 한 편씩 이어질 예정이다. 꿈아이TV는 이처럼 후원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일궈가는 청년들의 여정을 조명하며 후원이 만들어낸 변화의 의미를 전하고자 한다.

정 씨는 현재 준정부기관에서 근무 중이다. “사람들도 좋고 급여도 안정적이에요. 그 덕분에 결혼 준비도 하고 있고요.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예요.” 하지만 그는 지금의 일상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사회복지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요. 저처럼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그는 덧붙여 말했다. “제 이야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제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면 좋겠어요.”

‘실패해도 괜찮다’는 낭만청년단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정 씨는 오늘도 자신만의 속도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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