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재석 경사 ‘나홀로 구조’ 끝에 순직
‘초동대처 미흡 은폐 시도’ 폭로 나와
김용진 “대통령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
고립된 70대 중국 국적 남성을 구조하려다 숨진 고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열린 15일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5.9.15. 공동취재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 경사(34) 사건과 관련해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15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건 발생 나흘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진상 조사를 지시한 지 2시간30여 분 만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김 청장은 이날 “순직 해경 사건 관련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의 진실규명과 새로운 해양경찰에 도움이 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경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2인 1조가 수색 및 구조 원칙인데 이 경사가 혼자 구조를 진행했다는 보고를 들은 후 초동 대처에서 미흡한 점이나 늦장 대응은 없었는지 재차 확인했다”며 “윗선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증언이 동료로부터 나온 부분을 짚으며 유가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이 사건의 진상을 해경이 아닌 외부에 독립적으로 맡겨 엄정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경 드론 순찰업체로부터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갯벌에서 한 중국 국적 남성이 구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자 혼자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다른 인력은 휴게 시간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이 경사는 남성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팀장에게 보고했으나 추가 인력은 투입되지 않았다. 이 경사는 남성에게 자신이 입고 온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 홀로 수영해 나오려다 물살에 휩쓸렸다. 오전 9시 41분경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 경사는 결국 숨졌다.
이 경사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은 이날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내부의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동안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팀장이 이 경사의 상황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즉, 현장 팀장이 제때 대응하지 않아 2인 1조 순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 수습도 늦어졌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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