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암-뇌-심장 전문’ 변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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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까지 ‘중증질환’ 진료 강화
울산서 암 진단 받은 환자 40%… 타지역 대형 병원에서 진료받아
별관 건물은 암병원으로 전환
울산 시민 ‘원정 진료’ 줄어들듯

울산대병원 중증질환 중심병원 조감도. 울산대병원 제공
울산대병원 중증질환 중심병원 조감도. 울산대병원 제공
울산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이 중증질환 치료 전문 병원으로 거듭난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가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울산대병원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암·뇌·심장 분야에 특화한 중심병원으로 새롭게 단장한다고 16일 밝혔다.

1975년 현대중공업 부속 해성병원으로 출발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병원이 또 한 번의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박종한 울산대병원장은 “지역 환자의 수도권 유출은 단순한 의료선택권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라며 “울산대병원의 역량 강화를 통해 강건한 지역의료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지역암등록통계사업 자료집(2024년)에 따르면 2022년 울산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5618명인데 이 중 40% 수준인 2255명이 다른 지역 대형 병원으로 옮겨 진료받았다. 서울로 간 환자는 1267명으로 22.5%로 집계됐다. 뇌·심장 환자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진료받는 비율도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쓴 병원비는 2013년 1900억 원대에서 10년 사이 3900억 원대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역의료가 허약한 탓에 시민들이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울산대병원은 서울 ‘빅5’ 수준으로 압도적 역량을 지닌 3대 중증질환 중심병원으로 도약하기로 한 것이다.

병원은 ‘환자 중심’과 ‘첨단 정밀 의료’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중증질환 유무를 가리는 첫 단계인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는 내원 당일에,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사흘 안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주일 내 수술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든다.

이를 위해 병원은 건물을 대폭 증축하고 리모델링한다. 먼저 신관 건물을 증축해 지하 1층∼지상 6층, 건축 면적 7328㎡ 규모의 추가 공간을 확보한다. 증축되는 공간에는 대형 수술실 6실, 방사선 치료실 2실이 들어선다. 기존 별관에 있는 직업환경보건센터도 이곳으로 이전한다.

병원 행정팀 사무실이 다수 위치한 지하 2층∼지상 4층, 5266㎡ 규모 별관 건물은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암병원으로 만든다. 암병원 건물에는 6개 암센터와 영상 채혈실, 주사실, 항암 주사실을 배치하고, 본관과 이어지는 구름다리를 설치해 환자와 보호자의 이동 편의를 높인다. 별관 뒤편 부지에는 토목공사를 거쳐 60면 규모 주차장을 조성한다. 공사 후 본관 1층과 신관 2층은 각각 뇌병원과 심장병원으로 운영한다. 병원 측은 정부 공모 사업과 내부 기금 등을 통해 공사 비용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 병원장은 “울산대병원은 언제나 ‘환자 중심, 환자 우선’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최고의 의료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 시민의 건강을 지키고, 울산의 자랑이 되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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