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사 사건으로 혼동”
폭행당해 멍든 신체를 공개하는 대만 유튜버. 유튜브 캡쳐.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발생한 대만인 유튜버 폭행 가해자가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을 당한 대만인 유튜버가 16일 처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인 남성에 폭행을 당했다고 글을 올렸지만, 경찰은 해당 사건 가해자가 중국인 남성이라고 공지한 뒤 7시간 만에 다시 한국인 남성으로 정정한 것이다.
마포경찰서는 17일 오후 4시 40분께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 14일 홍대 거리에서 대만 여성이 한국인 남성과 실랑이를 벌여 쌍방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마포경찰서는 이에 앞선 이날 오전 9시 50분에는 “여성을 폭행한 남성은 중국 국적 20대”라고 공지했다. 첫 공지 이후 6시간 50분 만에 가해자의 국적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바꿨다.
문제가 된 사건은 홍대 인근에서 한 남성이 대만 국적의 여성 유튜버 A씨 등 2명을 폭행한 일이다. A씨는 사건 직후 SNS에 모르는 한국 남성으로부터 신체 접촉 시도가 있었으며 거부하자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이 대만 현지 방송을 통해 보도되며 논란이 커졌고 경찰은 가해자 국적이 한국이 아닌 중국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경찰 발표 후 A씨의 SNS에는 “한국 남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혐한”이란 취지의 악성 댓글 수백 개가 달리며 ‘2차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당황한 A씨는 재차 SNS를 통해 “가해자는 한국인이 맞다”며 “경찰이 폐쇄회로(CC)TV도 확인하지 않고 집에서 쉬라고 했다”고 주장했고 이날 오후 다시 마포경찰서까지 찾아갔다.
경찰은 결국 혼선이 있었던 점을 인정했다. A씨가 폭행당한 다음 날인 15일 새벽 또 다른 대만인 여성이 중국 남성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두 여성의 이름과 발생 장소가 비슷해 혼동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 사건의 경우 현장에서 양측이 서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 종결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A씨가 처벌불원서를 작성한 것은 이날 오후로 알려졌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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