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 최고라더니…중국산 무선 청소기 ‘단위 표시 눈속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8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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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샤오미 등 비표준 ‘Pa’로 흡입력 표시
수치 높아보여도 실제 흡입력은 국산 밑돌아

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 제공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부 중국산 무선 청소기가 성능이 더 뛰어나 보이도록 흡입력 표시 단위를 왜곡해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로보락·샤오미 등 중국산 무선 청소기 6종이 흡입력을 표시할 때 국제표준 단위가 아닌 파스칼(Pa)을 사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파스칼은 제품 작동 중 내부의 기압 상태인 ‘진공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청소기에서 외부 공기를 흡입하는 성능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은 국제표준(IEC) 흡입력 단위인 와트(W)를, 다이슨·드리미는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표준에서 통용되는 단위인 에어와트(AW)를 사용하고 있었다.

소비자원이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함께 무선 청소기 10종의 최대 흡입력을 국제 표준 단위인 와트(W)로 시험한 결과, 삼성전자·LG전자·다이슨 등 3종은 제품에 표시된 흡입력 수치를 충족했다.

반면 아이닉·아이룸·샤오미·디베아·로보락·틴도우 등 중국산 제품 6종의 실제 최대 흡입력은 58~160W 수준에 그쳤다. 특히 일부 제품은 1만8000~4만8000Pa 범위의 진공도 값을 흡입력인 것처럼 표시해 소비자가 실제 성능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컸다. 드리미 제품은 에어와트(AW) 단위를 사용했지만, 실제 흡입력 수치는 표시된 수치(150AW)의 80%(121W)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자원은 무선 청소기 수입업체 8곳을 대상으로 흡입력 수치·단위 표시 개선을 권고했으며, 한국에너지공단에는 무선 청소기의 에너지효율 등급 및 청소 성능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소비자가 통일된 단위(W)로 제품 성능을 비교할 수 있도록 내년 초까지 국제표준(IEC)을 반영한 국가표준(KS)을 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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