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봉권 띠지 분실’ 檢수사관들 본격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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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 경위 기억나지 않는다”
국회청문회서 허위진술 혐의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봉권 띠지’ 사진을 들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0 [서울=뉴시스]
경찰이 ‘관봉권(官封券) 띠지’를 분실한 검찰 수사관들을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6일 서울남부지검 소속 김정민, 남경민 수사관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에는 이들이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답변 내용을 사전에 맞추고, 청문회에서 허위 진술을 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사건을 고발한 김경호 변호사(법무법인 호인)는 21일 입장문에서 “두 수사관이 나란히 청문회에 출석해 ‘띠지 분실 경위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은 ‘입을 맞췄다’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이번 고발은 상식적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을 지휘한 남부지검 검사에 대한 징계도 법무부에 촉구할 계획이다. 경찰은 24일 김 변호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논란은 지난해 12월 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5000만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을 확보했으나, 보관 중 관봉권 띠지가 사라지면서 불거졌다. 관봉권은 일반인이 보유할 수 없는 형태의 현금으로, 띠지에는 검수 날짜와 담당자, 처리 부서, 기계 식별 번호 등이 기재돼 있다. 다만 띠지는 은행 내부 관리용 표시일 뿐, 자금 출처를 추적할 실질적인 단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정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수사관이 건진법사 진성배씨 자택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현금 관봉권 띠지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당시 사건을 지휘했던 이희동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전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김 수사관을 바라보고 있다. 2025.09.05 [서울=뉴시스]
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두 수사관은 띠지 분실 경위를 묻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남 수사관은 “김 수사관을 만나 예상 질의와 답변을 함께 작성했다”며 청문회 직전 답변을 조율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국회증언감정법상 국회에서 선서 후 허위 진술을 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관봉권 띠지 분실#검찰 수사관#위증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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