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검사로 재능-적성 등 찾고
전문가 상담으로 진로 재설계
서울시, 3개 과정 무료 운영
비진학-예비청년 코스 마련
10일 서울 중구 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청년인생설계학교 홈커밍데이’에서 수료생 100명이 밝게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 제공
“나답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최근 새로운 직업을 얻은 이윤민 씨(37)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청년인생설계학교’(인생학교)에 참여한 뒤 달라진 삶을 소개했다. 20대 초반부터 홀로 자녀를 키우며 생계에 매달려 온 그는 어느 날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알게 된 것이 인생학교였다.
이 씨는 이곳에서 전문가의 도움으로 자신의 적성을 파악했고,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내려놓았다. 그 대신 기업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쓰는 프리랜서 마케터로 새 출발을 했다. 그는 “수입은 일정치 않지만 몰입감과 성취감은 비교할 수 없이 커졌다”며 “전문적인 검사와 지도를 통해 강점을 찾고 싶은 청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 객관적 진단·그룹 상담으로 진로 재설계
2018년 문을 연 인생학교는 청년들이 자기 이해와 미래 설계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5주 과정 프로그램이다. 매주 2시간씩 진행되며 △자존감 회복을 돕는 ‘라이프 코스’ △사회초년생 대상 ‘커리어 코스’ △중간관리자 대상 ‘리더십 코스’ 등 3개 과정으로 나뉜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참여 청년들은 심리학자들이 개발한 진단 검사로 재능·가치를 점검하고, 그룹 상담과 일대일 코칭을 통해 문제 해결력을 기른다. 개인별 실천 계획표 작성, 경력 개발 및 번아웃 관리 등 구체적 진로 설계 훈련도 지원한다.
대학 비진학 청년들을 위한 ‘스케치 코스’는 대학 대신 현장 경험을 선택한 또래들이 모여 진로 고민을 나누는 과정이다. 고교생을 위한 ‘스타터 코스’에서는 학부모도 함께 참여해 자녀의 진로 탐색을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인생학교 참여자는 918명에 달한다. 참여 전후 비교 결과 자기성장성 20%, 자기효능감 17%, 진로주도성 12%가 각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참여자 다수가 프로그램 종료 후 취업·창업에 성공하거나 은둔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 청년수당·멘토링으로 구직 단계까지 지원
서울시는 인생학교로 진로 탐색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수당’으로 구직 활동까지 연결한다. 청년수당은 서울 거주 중위소득 150% 이하 19∼34세 미취업·단기근로 청년에게 최대 6개월간 월 5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8만4573명에게 총 2131억 원을 지급했다.
이 지원금은 단순 생계비가 아니라 구직 준비에 필요한 교통비, 교육비, 면접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참여자는 멘토링, 직무 특강, 모의 면접 등 맞춤형 프로그램에도 자동으로 연계된다. 서울시는 청년들이 단순 지원금 수급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6월 열린 ‘청년 취업 멘토링 페스타’에서는 삼성전기, 하나증권, 한국관광공사, 유엔협회세계연맹 등에서 온 현직자 38명이 멘토로 나섰다. 현직자의 생생한 조언과 직무 경험 공유는 참가 청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막막했던 취업 준비 과정에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얻었다”며 “멘토와의 네트워킹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매년 9월 ‘청년주간’을 운영한다. 올해도 20일부터 26일까지 청년정책박람회, 정책 제안 경연대회, 진로·취업 상담 부스 등 20여 개 행사를 마련해 청년들이 정책에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장을 열었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야외 토크 콘서트와 문화 공연도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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