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최연소 임용‘ 석학도 中대학으로…韓두뇌들 중국행 잇달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3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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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정문 /뉴스1
KAIST 정문 /뉴스1
1988년 임용 당시 KAIST 최연소 교수 기록을 세웠던 송익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명예교수(65)가 최근 중국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부터 국내 석학들의 중국행이 가속화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과학계에 따르면 올해 2월 정년 퇴임한 송 교수는 중국 청두 전자과학기술대(UESTC)의 기초 및 첨단과학연구소 교수로 이직했다. 송 교수는 통신 및 신호처리 이론 분야 석학으로 1988년 KAIST 교수로 부임해 지난해까지 37년간 KAIST에서 근무했다.

KAIST는 정년 이후에도 강의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정년 후 교수’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연간 연구 과제를 3억 원 이상 수주해야 한다. 송 교수는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중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송 교수가 새로 자리 잡은 청두 전자과학기술대는 미국이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거래를 제한하는 대학 중 하나다. 해당 대학은 미국 연구기관과의 협력이 불가능하며 미국의 첨단 부품을 연구용으로라도 수입할 수 없다. 학계에서는 이런 제재에도 불구하고 송 교수가 안정적인 연구를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5월 동아일보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정회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1.5%가 최근 5년 동안 해외 연구 기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2.9%는 중국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다. 정년퇴임 나이인 65세 이상 연구자는 72.7%가 해외 기관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고 답했다. 국내 과학계의 한 연구자는 “한국이 정년 이후 석학들이 연구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알고 중국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정부는 국내 과학자들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과학·기술인재 유출 방지·유지 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이달 말경 종합 이공계 인재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송익호#KAIST#중국 대학#청두 전자과학기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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