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미래다] 도입 9개월만에 64만 여개 배송
시, 올해 7월 1건당 1500원 지원… 쇼핑몰 신규 진입률 32.7% 증가
천원 택배 이용자 43% “매출 늘어”… 집화센터 2배 확대… 인력도 증원
올해 6월 26일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부평구의 한 상점을 방문해 소상공인과 함께 천원택배로 보낼 배송 물품 차량에 싣고 있다. 인천시 제공
요즘 인천 서구 인천도시철도 2호선 마전역은 ‘천원 택배’를 이용하려는 소상공인들로 늘 북적인다. 인천 서구 소상공인들은 마전역 대기실에 설치된 ‘인천 소상공인 천원 택배 부스’ 앞에서 자신들이 판매하는 화장품과 인형 등을 소비자에게 보내기 위해 분주하다.
소상공인들은 “일반 택배를 이용하면 배송비가 한 개에 2400원 정도 드는데 인천시 택배는 단돈 1000원이면 된다”며 “천원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이 최근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천시가 천원 택배를 도입한 뒤 올해 7월 말까지 마전역 천원 택배 부스를 이용한 건수는 1만9172건에 달한다. 인천시가 지역경제 안정을 위해 소상공인의 택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 천원 택배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28일 첫 시행 당시 2460명이던 이용자 수는 올해 7월 말 6600명으로 2.7배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배송 물량은 64만1332개에 이른다.
소상공인 천원 택배에 반색
올해 6월 26일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부평구의 한 상점을 방문해 소상공인과 함께 천원택배로 보낼 배송 물품 차량에 싣고 있다. 인천시 제공인천시는 대기업과 해외 직구 중심의 유통 환경에서 고전하는 소상공인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8일 ‘반값 택배’를 도입했다.
그러나 소상공인 대부분은 월평균 10여 건 수준의 소량 물량만 취급해 대형 택배사와 계약이 쉽지 않았다. 여기에 높은 단가 부담과 당일 배송의 어려움이라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시는 더 많은 소상공인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시비 지원을 1건당 1000원에서 1500원으로 늘리고 올해 7월부터 사업 명칭을 ‘천원 택배’로 변경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일반 배송은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당일 배송은 25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아지면서 전국 최저 수준의 택배 요금이 실현됐다. ‘공공 택배 서비스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시는 올해 3월 천원 택배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상공인 1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43%(85명)가 “천원 택배 이용 후 매출이 늘었다”고 답했고 33%(65명)는 “배송비 부담이 줄어 새롭게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천원 택배는 민간 택배사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하철 기반을 활용해 비용을 낮췄다. 인천도시철도 30개 역에 택배 접수 부스를 설치하고 부스에 쌓인 택배를 직원이 전용 카트에 실어 중간 집화역으로 옮긴다. 인천시청역, 검암역 등 5곳의 집화역에서 다시 물류센터로 이동해 계약 택배사인 한진택배가 전국으로 배송한다.
소상공인 호응 좋아지자 인천시 서비스 확대
인천시는 천원 택배 시행으로 소상공인의 온라인 쇼핑몰 신규 진입률이 32.7% 증가했다고 밝혔다. 평균 매출도 13.9% 늘었고 지하철을 활용한 친환경 배송 시스템으로 탄소 배출량을 23.2% 줄였다.
집화센터 ‘서포터즈’에 50여 명의 어르신을 채용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뒀다. 천원 택배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온라인 판로 확대, 친환경 물류 실현,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다각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10월부터 2단계 천원 택배 사업을 확대 시행한다. 인천도시철도 1·2호선 집화센터를 기존 30곳에서 60곳으로 늘리고 운영 인력도 104명에서 154명으로 확대한다. 특히 노인 인력 서포터즈를 더 많이 채용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더 많은 소상공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천원 택배의 지속 운영을 통해 인천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인천시 천원 택배의 구체적 성과가 나오자 다른 시·도에서도 벤치마킹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시와 비슷한 ‘지하철 물류 실험’을 준비 중이다. 2027년 서울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과 수서 차량기지를 오가는 화물 전용 열차를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국에서 처음 시행한 천원 택배는 소상공인의 물류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 정책을 지속 발굴해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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