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수사외압 피의자 2차 출석…‘尹, 혐의자 축소 지시’ 부인

  • 뉴시스(신문)

코멘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조사
앞선 조사에서 ‘尹 질책 인정’ 진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서울=뉴시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서울=뉴시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5일 피의자 신분으로는 두 번째로 특별검사팀 조사에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54분께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질책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뜻으로 이해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거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줄줄이 엮으면 어떡하냐’는 윤 전 대통령의 말을 듣고 뭐라 답변했는지 묻는 말에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답했다.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이 어렵다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설득당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윤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해병대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외압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입건해 수사·기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3일 조사에서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 전 대통령이 ‘이렇게 줄줄이 엮으면 어떡하냐’고 질책성 우려의 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재를 번복한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이 법리적인 측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을 수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 등이 혐의자로 적시된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 전 대통령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이 배석한 자리에서 ‘02-800-7070’ 번호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질책했다고 한다.

회의 직후 이 전 장관은 결재를 번복하고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경북경찰청에 넘어간 기록을 회수하고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해 강제수사를 벌였다.

추미애 의원실 등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의 참모인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은 사건 기록을 재검토한 김진락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과 69회 통화하며 혐의자와 혐의 사실을 빼라고 지시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첩 보류 지시, 기록 회수, 항명 수사, 국방부 조사본부 재조사 결정 등 과정에서의 사실관계들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며 “정점에 있는 당사자가 이 전 장관이어서 이번 주에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장관은 호주대사 임명을 둘러싼 범인도피 의혹으로 1차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1차례 조사받았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는 26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