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 수련병원 89곳중 68곳엔 전공의 없다…명맥 끊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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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으로 흉부외과 전공의 37%↓…전공의 있는 병원 25%↓
흉부외과학회 “필수의료기피 심화, 법 이상의 국가 대책 필요”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심장 수술을 시행하는 수련병원 4곳 중 3곳에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흉부외과 전공의가 수련 중인 곳은 21곳(44.7%)에 그쳤다.

25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이달 초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복귀 후 수련 중인 흉부외과 레지던트는 68명에 불과하다. 의정갈등 전인 지난해 2월 107명에서 39명(36.4%)이 줄었다. 연차별로 4년차 14명, 3년차 12명, 2년차 22명, 1년차 20명으로 집계됐다.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구·경북에는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의정갈등 전 10명 있었는데 현재 3명밖에 없다. 부산·울산·경남도 8명에서 3명, 광주·전남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강원, 충북, 제주에는 의정갈등 전후 모두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전무하다.

심장 수술을 하는 전국 수련병원 89곳 중 전공의가 있는 곳은 21곳(23.6%)에 그쳤다. 의정갈등 전 28곳에서 7곳 줄었다. 국립대병원 17곳(분원 포함) 중 9곳에만 흉부외과 전공의가 있다. 지역거점 역할을 해야 할 이들 병원마저 흉부외과 수련 기능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지던트가 2개 연차 이상 수련받는 병원은 의정갈등 전 14곳에서 전공의 복귀 후 9곳으로 줄었다. 수도권 6곳, 부울경 1곳, 대전·충남 2곳이다. 나머지 수련병원은 전공의가 1명밖에 없다는 취지다.

앞으로 전문의 수도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흉부외과는 지원자 감소로 인해 지난 2022년부터 은퇴 전문의가 신규 전문의보다 많아져 전문의 수가 감소하고 있었다. 20~30명 수준이던 은퇴 전문의 수는 2026년 54명, 2027년 56명 등 향후 4년 동안 222명에 이를 예정이다.

현재 수련 중인 레지던트들이 모두 전문의를 취득해도 이 기간 전문의 배출은 68명 정도 된다. 매년 30~40명씩 전문의가 급감하는 셈이다. 흉부외과학회는 “심혈관·폐암 등 중증·응급 치료의 지역 붕괴가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또 “정부와 전문가들이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급한 비상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의정갈등 여파가 가장 약한 고리인 지역과 필수의료를 강타했고 자력으로 넘어서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필수의료법 이상의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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