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24·무인발급기 마비…화재로 흔들린 행정 현장
“온모바일·모바일공무원증·공직자 통합메일 먹통”…공무원도 난감
전산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지난 26일 오후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화재가 발생,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개가 마비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구청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모습. 2025.09.27/뉴스1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민과 공무원들이 각종 행정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등록 등·초본을 비롯한 증명서 발급이 중단되고, 공무원 내부 업무망과 모바일 공무원증도 작동이 멈췄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26일) 오후 8시 15분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정부 핵심 온라인 서비스가 마비됐다.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를 포함해 1등급 12개, 2등급 58개 등 총 70개 시스템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정부 민원포털 ‘정부24’, 행안부·기획재정부 등 주요 부처 홈페이지, 공무원 메일링시스템이 현재 중단된 상태다.
특히 정부24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면서 시민들은 무인민원발급기를 찾기도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30대 여성 A 씨는 “세금 신고를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으려 했는데 자료 수신 중이라는 화면만 계속 뜨다 ‘신청인 정보 조회 실패’ 문구가 떴다”며 “기한이 촉박한데 발급이 안 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A 씨의 말대로 이날 오전 구청 등에 배치된 무인 발급기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으려 했지만, 등본을 발급받을 수 없었다. 구청 직원 또한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화재의 여파 때문에 무인 발급기도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당장 여기서는 발급받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우체국 금융망도 일부 장애가 나타났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 김 모 씨는 “회사에서 ‘우체국 체크카드’ 서비스가 한동안 안 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고객 응대를 위해 내부 단톡방에서 공지 받았다”고 전했다.
수험생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학생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에서 검정고시 합격증 오류로 추가 서류를 요청했지만, 정부24가 먹통이라 제출을 못 하고 있다”며 “월요일까지 보내야 하는데, 그전까지 복구가 되겠느냐”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안함을 호소했다.
행정망 장애로 현직 공무원 업무에도 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전에 거주하는 30대 공무원 B 씨는 “온모바일, 모바일 공무원증, 공직자 통합 메일이 모두 접속 불가 상태”라며 “급히 휴가 신청을 하려다 실패했다”고 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40대 공무원도 “국정감사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내부망이 작동하지 않아 주말 근무조차 쉽지 않다”며 “모바일 신분증이 먹통이어서 청사 출입도 일반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행안부는 이날 오전 8시 ‘행정정보시스템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발생한 정부 서비스 장애로 인해 국민들께서 겪으신 불편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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