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시스템 모두 탔다…재가동까지 최소 2주 관측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8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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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화재감식 관계자들이 건물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전산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지난 26일 오후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화재가 발생, 정부 온라인 서비스 70개가 마비됐다. 2025.9.27 뉴스1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화재 여파로 공무원 업무 전산망 ‘온나라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망 장애는 최소 2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정자원 본원 5층 전산실에서 무정전 전원장치(UPS) 리튬배터리 이전 작업 중 발생한 화재로 정부 온나라시스템의 대부분 기능이 멈췄다. 게시판 등 극히 일부 기능만 남기고 결재·문서 작성·메일 등 핵심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온나라는 정부 전 부처의 문서 작성, 결재, 회신, 메일을 통합 관리하는 업무 전산망이다.

공무원 e메일 교환, 결재 시스템도 불가능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기관 간 업무를 옛날처럼 팩스와 전화로 전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주말에도 업무를 위해 출근한 공무원들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정부24, 국민비서, 나라장터, 복지로, 인터넷우체국 등 대국민 서비스도 함께 중단됐다. 이로 인해 일선 구청과 주민센터 등 민원 현장이 문을 여는 29일 아침부터 정상적인 민원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7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화수조에 담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2025.9.27 뉴스1
문제는 이런 불편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화재로 5층 7-1 전산실 전산장비 740대가 전소했고, 국정자원이 관리하는 647개 전산 시스템이 모두 멈췄다. 이 가운데 온나라시스템을 비롯해 행안부 홈페이지 관리 시스템,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신문고 등 96개 시스템이 전소하는 등 직접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불에 탄 전산 시스템을 정상 서비스하는 데 최소 2주가 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협조해 빠른 시일 내에 복구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대흥동 주민센터 안에 있는 무인민원발급기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안내 문구가 쓰여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정부는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551개(약 85%) 시스템을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하고 있다. 2~4층 전산실 장비들의 경우 점검을 거쳐 하나둘 재가동 중이다. 28일 기준 전체 장비 2346대 중 절반 이상이 복구됐고, 핵심 보안장비 767대 가운데 763대(99%)가 정상 작동 중이다. 전산실 환경을 유지하는 항온·항습기도 28일새벽 5시 30분 복구돼 가동을 재개했다. 정부는 불에 탄 96개 시스템은 대구 분원 민관 협력형 클라우드로 이전해 재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화재가 장기화되자 전산 장애 대응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발령하고 위기상황대응본부를 가동했다. 다음 날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 격상하고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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