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 달구려 장작 불 붙이려다 사고
“신발도 못 신고 도망, 죽을 뻔”
주말 오전 혼비백산 72명 대피
가마 무너지고 벽 뚫리고
27일 오전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한 숯가마 찜질방 내부에서 액화석유가스(LPG)가 폭발해 실내가 무너져 있다. 폭발 사고로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28명이 다쳤고, 손님 72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은 직원이 LP가스통에 연결된 토치형 라이터로 장작을 태우다 폭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펑하면서 터지는 소리가 나길래 놀라서 신발도 못 신고 도망 나오다가 넘어졌습니다. 날아온 파편에 맞은 사람들도 있었어요.”
주말 오전 숯가마 찜질방을 찾았던 한 이용객은 이곳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에 대해 “죽을 뻔했다”며 말했다. 28일 소방 등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 17분경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한 숯가마 찜질방에서 액화석유가스(LPG)가 폭발해 28명이 다치고 72명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구급차 8대를 포함해 차량 17대와 인력 53명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사고로 3명이 중상, 25명이 경상을 입었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중상자 가운데 60대 직원 1명은 머리에 파편을 맞아 크게 다쳐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70대 남성과 50대 여성 이용객도 각각 머리와 허리, 골반 등을 다쳐 치료 중이다. 이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의 조사 결과 사고는 여러 개의 불가마가 나란히 있는 찜질방 내부 공간에서 발생했다. 이 중 가마 한 개가 폭발하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주저앉았고, 가마 뒤 벽면도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무너졌다. 사고 당시 이용객들이 들어가 찜질을 하는 가마 내부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폭발이 다른 LPG통으로까지 번지거나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대형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등은 사고 당시 찜질방 직원인 60대 남성이 불가마를 달구기 위해 가마 안에 있는 장작에 20kg LPG통과 연결된 토치로 불을 붙이려 하자 내부에 응집돼 있던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찜질방은 평소에도 가마를 달구기 위해 같은 방식으로 장작에 5분가량 불을 피워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찜질방은 불을 지피는 공간과 그 열기를 전달해 이용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또 가마 앞에는 평상이 놓여 있어 이용객들이 가마에서 전달되는 열기를 쬐며 음식을 먹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조다.
경찰과 소방은 가스 누출에 이은 재점화로 일어난 폭발로 보고 있지만, 평소 업체의 가스통 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도 파악하고 있다. 당국은 29일 오전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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