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대법관 5인 내일 청문회 불출석, “사법독립 저해” 의견서… 與 “국회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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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귀연 판사도 불출석 의견서 내
與 “다시 부를지 고발할지 논의”

조희대 대법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9.26.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9.26.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30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여는 ‘대선 개입 의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 판단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 사법부 독립을 해친다는 이유다.

28일 대법원과 국회 등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런 내용이 담긴 ‘출석 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26일 법사위에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조 대법원장은 “5월 대법원에서 선고한 판결과 관련한 이번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사법 독립을 보장한 헌법 103조, 합의 과정의 비공개를 정한 법원조직법 65조, 재판에 관한 국정조사의 한계를 정한 국정감사법 8조, 국회법 37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며 청문회에 불출석 의견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과 함께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오경미 이흥구 이숙연 박영재 대법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도 이 같은 취지의 불출석 의견서를 같은 날 제출했다.

법사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조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현안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했다.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돌려보낸 결정과 관련해 그 경위를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 내부에서는 “법원에 계류된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의식해 대법원장을 교체하려는 정치적 공세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법원 안팎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이 예견돼 왔다. 앞서 5월 민주당 주도로 열린 청문회에도 조 대법원장은 재판 독립 침해를 우려하며 나오지 않았다. 국회 국정감사 등에도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장 대신 출석하는 게 관례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저버린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다시 증인으로 부르거나 고발하는 방식 등이 있는데 수위를 어떻게 할지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불출석 시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당에서 결정할 문제로, 법사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대선 개입 의혹#국회 법사위#청문회#불출석 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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