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는 없다” 제주 전기차 배터리 농기계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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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로 만든 농기계·ESS
전국 최초로 농가에 무료 보급

아이오닉 폐배터리로 만든 농업용 운반고소차. 제주도 제공
처치 곤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가 농기계로 탈바꿈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국 최초로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재사용한 농기계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농촌과 에너지 취약 지구에 무료로 보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48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에서는 고소(사다리)작업 농기구 15대, 자율형 이송 로봇 15대, 고정식 ESS(공동시설형, 보급형 소형, 가로등형) 70대 등 총 100대를 보급한다. 보급 대상은 현장 적합성 평가를 거친 한동리, 고내리, 어음1리, 장전리, 하귀1리, 애월농협, 저지리, 농업기술원 등 8개소다.

전기차 폐차 등으로 회수된 사용 후 배터리는 남은 수명 60% 이상인 배터리에 한해 재사용된다. 제주테크노파크가 사용 후 배터리를 유상 매각으로 공급하고, 대동 로보틱스, 넥스트그리드 등 5개 업체와 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농기계와 ESS를 제작한다.

아울러 제주도는 2029년까지 ‘사용 후 배터리 자원화 통합센터 구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130억 원(국비 65억 원, 도비 65억 원)은 현재 내년도 정부 예산으로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통합센터가 구축되면 기존 보관 공간은 350대에서 1000대로 늘어나고, 검사 장비도 대폭 보강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2031년 유럽연합에서 배터리법이 시행되면 재생 원료 사용이 의무화돼 재사용 제품 시장 창출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산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편 올해 6월 기준 제주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총 4만1260대로 전체 운행 차량(41만3129대)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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