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인천공항 글로벌 봉사단이 베트남 푸토성 흐엔르엉중학교에서 에코백을 만드는데 그려 넣을 한국의 전통 문양을 소개하자 학생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푸토성 비엣찌시 주민들의 얼굴에 지난달 모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상주기관 직원으로 꾸려진 40명의 글로벌 봉사단원이 9월 8~13일 이 지역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9월 3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이 강타한 푸토성에서는 교량이 무너지고, 많은 시민이 실종됐다. 봉사단은 비엣찌시에 도착한 이튿날부터 태풍으로 주택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생활 형편이 어려워 고치지 못하고 있는 4가구를 직접 개보수하는 작업에 나섰다. 10일 봉사단이 주택을 말끔하게 고친 뒤 열린 준공식에서 베트남인민위원회는 인천공항공사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봉사단은 전교생이 160여 명인 흐엔르엉중학교를 찾아가 한국을 알리는 교육에 나섰다. 블랙핑크의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아파트(APT)’를 합주하는 리코더 교실을 열었다. K팝 가사를 통해 한글과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한글 교실은 큰 인기를 끌었다. 팽이와 전통매듭, 에코백, 비누 만들기, 네일아트 등과 같이 학생들이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열었다.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에서 근무하는 정소연 씨는 “봉사활동에서 서로 다른 문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따뜻한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더 많은 국가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매년 개발도상국을 찾아가 펼치는 해외 봉사활동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1년부터 국제구호단체인 코피온과 손잡고 진행하는 해외 봉사 초기에는 매년 한 차례 인천공항공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을 파견했지만 2013년부터 2차례씩 봉사에 나섰다. 캄보디아 씨엠립을 시작으로 필리핀 다스마리나스, 인도네시아 보고르, 네팔 다딩 등 개발도상국의 시골 학교나 보육원을 찾아 교실, 화장실 등을 새로 지어주고 각종 교육자재를 지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개발도상국(개도국)이나 국제구호지역에 글로벌 봉사단을 파견하는 것은 이들 국가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인천공항의 위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국가와의 우호와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인천공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해외공항 사업을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에 봉사활동을 펼친 푸토성은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공항운영 컨설팅사업을 따낸 롱탄신공항과 가깝다.
인천공항공사는 개도국 어린이를 위한 의료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18년부터 심장병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케냐 등의 어린이 20여 명을 국내로 초청해 수술 받도록 해줬다. 2012년부터 매년 국내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학습지도 활동을 벌여 온 대학생 봉사단을 필리핀과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 8차례 보냈다. 국내에 다문화가정을 꾸려 살고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30가구의 외국인 부모를 15일부터 3주간 초청해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사업을 펼친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세계 53개국 190개 도시를 연결하는 인천공항의 글로벌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해외 봉사가 큰 도움이 된다”며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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