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남성층, 발병률 높아
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오인 쉬워
‘HLA-B27’ 유전자와 밀접한 관련
뉴시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고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최근 배우 이동건씨도 한 방송에 출연해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강직은 오랜 기간 염증 후 관절에 변화가 일어나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의미하고,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라는 뜻이다.
희귀 난치성 질환인 강직성척추염은 척추나 관절 외에 눈, 피부, 위장관 등 신체 여러 장기에서 질환을 나타낼 수 있어 단순한 근골격계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에 해당한다.
영상검사 결과 천장관절염(척추 아래 뼈인 천골과 골발뼈인 장골이 만나는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있고 척추관절염의 정의에 부합할 경우 강직성척추염이라고 정의한다.
강직성척추염은 이처럼 천장관절을 비롯한 척추 및 부착부의 염증이 특징인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만성적인 염증성 요통, 부착부위염이나 말초 관절염, 관절 외 증상 등을 동반한다.
강직성척추염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허리 통증이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고 통증이 심하며, 움직이면 좋아지고 휴식을 취할 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허리 디스크와는 구별된다.
팔·다리에 관절염 증상을 보이거나 발꿈치, 발바닥, 앞 가슴뼈의 통증에 발생하기도 한다. 포도막염과 같은 안질환이나, 만성 전립선염, 폐 섬유화 등 다양한 장기를 침범할 수 있다.
척추와 주변 관절의 염증이 심해지면서 신경이 압박되거나 척추 변형으로 인해 흉곽(가슴)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숨쉬는 것조차 고통스럽다”고 느끼기도 한다.
강직성척추염은 ‘HLA-B27’ 유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환자의 90% 이상에서 HLA-B27이 양성으로 나타나며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10~30%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 5%에서도 HLA-B27이 발견돼 유전적 원인으로만 설명하기는 힘들다.
20~30대 젊은 남성에게서 흔하게 발병하는데, 여성보다 남성에게 발병률이 3~4배 높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차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사용이다. 보통 소염진통제라고 불리는 이 약물은 강직성척추염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약제다. 이 약제는 통증을 줄이고 운동성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 척추의 변형을 지연시키는 효과까지 있다.
보통 2~4주가량 복용하면 그 효과를 알 수가 있고, 장기적인 복용이 필요한 약물이므로 환자의 생활 환경, 부작용이 우려되는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다양한 약물 중 선택하게 된다.
강직성척추염은 점차적으로 척추 마디가 굳는 진행성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통해 강직의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이 척추 변형으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막고, 다른 장기의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주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척추염이 초기에는 허리 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오진하기 쉽다”며 “경험있는 류마티스 전문의가 증상을 감별하고 적절한 영상검사를 시행해 천장관절염을 발견하다면 조기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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